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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운동해도 담배 피우면 말짱 ‘도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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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건강을 지키는 CEO가 많다. 건강하고 젊은 CEO가 되는 방법을 최규용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장이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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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들과 함께 극기훈련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가운데)

2000년 미국 최대 인터넷 식품유통업체인 피포드의 CEO 빌 말로이가 건강을 이유로 사퇴를 발표했다. 그러자 이 기업의 주가가 하루 만에 54.5%나 폭락했다.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던 벤처캐피털은 계획을 철회했다. 이렇듯 CEO의 건강은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장으로 일하며 만난 CEO들은 그래서인지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다.

이들은 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좀 더 나은 치료 기술이나 서비스를 찾아 병원을 옮겨다닌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았던 CEO들에게서 심각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CEO들에게 가장 흔한 질병은 심혈관 질환, 당뇨, 고지혈증이다.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CEO 중에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60대, 40대가 그 다음이었다.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 연령대별 건강 관리법을 몇 가지 제안한다. 50대 50대에는 특히 뇌혈관질환 발생이 는다. 그중 뇌졸중은 50∼60대에 발생 빈도가 높다. 발생하면 후유증이 지속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주요 원인은 고혈압, 흡연, 음주, 당뇨, 고지혈증, 비만, 스트레스다.

질병 감지가 어렵고 발생 후에는 치료를 해도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우니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평소 생활습관을 바르게 가지면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받을 것을 권한다. 50대에는 신체기능이 급격히 약해진다. 성인병에 걸려 다른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시기다.

이때 건강을 지키려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은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근력운동을 하면 좋다. 아령으로 하는 근력운동을 추천한다. 속보, 자전거 타기, 등산, 수영을 해서 심폐 지구력을 키워도 좋다. 이때 스트레칭을 해서 유연성을 기른다. 60대 호흡기 질환이 눈에 띄게 느는 시기다.

호흡기 질환을 피하려면 금연을 해야 한다. 오랫동안 흡연을 했더라도 금연을 1~2년 정도 하면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몸 상태가 나아진다. 40대 간 질환, 심장질환이 늘어난다. 20대부터 시작한 과음의 영향이 40대가 되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고혈압, 협심증, 관상동맥 질환 같은 심장질환은 사망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발생 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조기 발견을 위해 건강검진을 1~2년마다 받기를 권한다. 특히 간 검사는 철저히 받는 게 좋다. 일 잘하는 CEO들은 건강관리도 잘 한다. 그중 자신만의 개성 있는 건강관리 방법을 실천하는 CEO를 소개한다. 식이요법은 건강관리의 기본이다. 박광서 타워스왓슨 한국 사장은 ‘황제 아침과 거지 저녁’을 즐긴다.

타워스왓슨은 인사관리 경영컨설팅사인 타워스페린과 왓슨와이어트의 합병 법인이다. 박 사장은 20년째 갈비나 삼겹살 같은 기름진 음식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저녁엔 과일이나 생식가루 반 봉지만 먹는다. 그는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체력 좋은 서양인들과 경쟁하고자 아침을 잘 챙겨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녁에는 조금만 먹고, 숙면을 취한다. 건전한 취미생활에 깊이 몰입하는 것도 훌륭한 건강관리 방법이다. 구자홍 LS 회장은 퇴근 후에 집에서 바둑 프로그램을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이창호 같은 프로기사들과 직접 대국한 적도 있다. 이승한 삼성테스코 회장은 틈만 나면 샌드백을 두드리는 권투 매니어다.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은 별명이 ‘마라톤 CEO’다. 춘천 조선일보 마라톤 풀코스를 여러 번 완주했다.건강 관리에 관해 공부하는 CEO도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소식, 금연, 운동에 관한 여러 간행물을 읽고 중요한 내용을 스크랩한다. 그 내용을 자신이 실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스크랩한 것을 주면서 이론을 설명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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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는 이들처럼 건강과 젊음을 겸비한 CEO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우선 건강검진을 할 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자. 이 세 수치가 높으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생긴다.

그러면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지금 당장 지난해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표를 꺼내 수치를 확인하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 어느 정도까지 수치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워 보자.

올해 건강검진에서 노력한 만큼 결실을 볼 것이다.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 생기 있고 탄력 있는 몸을 만들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몸은 근력, 심폐지구력, 유연성이 균형을 유지하는 상태다.

따라서 운동 계획을 세울 때 세 가지 요소가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 예컨대 일주일에 네 번 운동한다면, 두 번은 근력 운동, 나머지 두 번은 유산소 운동을 한다. 스트레칭은 운동할 때마다 한다.

유산소 운동은 주당 5회가 적당하다. 일주일에 최소 3회를 해야 몸이 변하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시간은 30분 내외가 좋고, 최소 20분은 해야 한다. 지나치게 헉헉댈 필요는 없지만, 땀이 충분히 나도록 강도를 조절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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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채소·과일 365 캠페인’을 시작하자. 하루 세 번 여섯 가지 채소와 과일을 5색으로 먹으면 한국인의 6대 암, 5대 생활습관 병을 예방할 수 있다. 6대 암에는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이 포함된다.

5대 생활습관 병에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비만, 아토피가 있다. 야채와 과일에는 파이토케미컬이 들어 있어 각광받는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이 외부 자극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만드는 화학물질이다.

이 물질을 섭취하면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 발생을 막고, 손상된 세포를 재생해 각종 질병과 노화를 방지한다. 마지막으로 금연을 권한다. 영국의 ‘니코틴과 담배 연구’ 최근호는 담배를 끊은 뒤 나타나는 몸의 변화를 20분 후부터 10년 이후까지 시간대별로 보여줬다.

담배를 끊은 지 20분이 지나면 혈압, 맥박,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3개월을 끊으면 성기능이 향상됐다. 금연 기간이 길수록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노화 방지에 담배는 최대 적이다. 아무리 운동을 하고 야채를 먹어도 담배를 피우면 모든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담배의 해악은 극심하다.

글 = 최규용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장
정리 = 신버들 기자
사진 = 정치호 기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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