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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순회법원에 흑인판사 임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7일 공석 중인 제4 연방 순회항소법원 판사에 흑인인 로저 그레고리(사진)변호사를 임명했다.

제4 연방 순회항소법원은 흑인이 전체 인구의 22%에 이르는 메릴랜드.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웨스트버지니아주를 관할하는데 흑인이 이 지역 연방순회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되기는 처음이다.

클린턴은 내년 1월 상원이 그를 인준하지 않으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연방판사는 대통령의 추천을 받아 상원에서 인준하지만 상원 휴회기간엔 대통령이 일단 임명하고 나중에 상원 인준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비상수단을 사용한 것도 1980년 이후 처음이다.

클린턴은 지난 6월 그레고리를 판사로 추천했지만 공화당이 지배하는 상원 법사위는 인준을 미뤄왔다.

제4 연방 순회항소법원의 판사 정원은 15명이지만, 지난 10년간 사망 또는 은퇴한 판사 후임에 흑인을 임명하려는 민주당측 요구를 공화당이 묵살함으로써 현재 10명만 근무하고 있다.

99년 9월 사망한 노스 캐롤라이나주 출신 판사 후임으로 같은 주 출신 흑인 변호사 세명이 연속으로 추천됐으나 같은 주 출신 극우파 백인 상원의원 제시 헬름스가 거부해 인준이 번번이 좌절됐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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