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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 한인 여배우 할리우드 스타 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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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할리우드의 한인 2세 배우 샌드라 오(33)가 크게 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7일자 문화섹션 영화면에 '한국인의 맹렬함이 열리다'라는 제목으로 오씨와의 인터뷰를 두개면에 걸쳐 실었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 근교에서 태어나 8년째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여섯편의 영화와 TV 드라마 촬영작업을 끝내고 잇따른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당장 그는 오는 22일 미국에서 개봉되는 코미디 영화 '사이드웨이즈(Sideways)'에서 와인을 즐기는 섹시한 오토바이족으로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오씨가 그동안 맡았던 배역으로 인해 건방지거나 뻔뻔하다는 이미지가 영원히 굳어질 판이었는데 새 영화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오씨는 지난해 1월 신예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인 알렉산더 페인과 결혼했는데, 이 영화는 부부의 첫 합작품(남편이 감독)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페인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한 '슈미트에 관하여(About Schmidt)'는 올해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오씨는 또 내년 1월부터 미국의 3대 지상파 방송 중 하나인 ABC-TV의 의학드라마 '그레이의 해부학 교실'에서 야망에 찬 외과의사 수련생으로 출연한다. 역시 내년에 개봉될'세개의 바늘'이란 영화에서는 흑인 에이즈 환자를 돌보는 수녀로 등장한다. 할리우드에 왜 그렇게 아시아계 배우가 적으냐는 뉴욕 타임스의 질문에 그는 할리우드가 이미 성공한 아시아 영화와 배우를 수입하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한마디 했다.

한국에서 결혼한 뒤 캐나다 토론토로 유학와 현지에 정착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오씨는 처음엔 발레 댄서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으나 곧 몬트리올 국립영화학교에 들어가 정식으로 연기를 배웠다. 1989년 캐나다에서 '데님 블루스'라는 TV 드라마에 처음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28편의 영화와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는 그는 2001년 밀라노 국제영화제에서 '블루 이구아나에서 춤을'이란 영화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는 등 수차례 수상 경력이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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