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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제약·코스닥 A&D주 '신바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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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온통 추락하는 증시 속에서 그래도 오른 종목이 있었다.

연초부터 계속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래소와 코스닥 양시장에서 일부 종목은 최고 3천%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역시 취약했던 올 증시의 단면을 드러냈다. 거래소의 경우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9개 종목이 관리종목이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시가총액이 적은 중.소형주여서 재료에 편승한 투기성 매수세가 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스닥 급등종목 역시 인수 후 개발(A&D) 등 유행성 테마종목들이 다수를 차지해 허약한 장세를 반영했다.

◇ 거래소〓지난 1994년 관리종목으로 편입된 남양이 연초 1천50원에서 26일 7천7백원으로 한 해 동안 6백33% 올라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어망 제조업체인 남양은 올해로 7년째 자본 완전잠식 상태인 데도 지난 3월과 8월 등 몇차례에 걸쳐 특별한 재료 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남양 외에도 상승률 상위 20종목에는 동양강철.삼도물산.무학주정 등 관리종목들이 9개나 포함됐다.

이중 크라운제과는 본사사옥 매각 등 자구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골판지 업체인 세일㈜이 2대 주주로 부상하면서 지분경쟁 가능성이 제기됐고, 쌍방울과 무학주정은 실적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제약주의 상대적 강세도 눈길을 끈다. 유유산업.수도약품.근화제약이 상승률 상위 2~4위를 차지했고 신풍제약.환인제약.대원제약.신동방메딕스 등도 급등주 대열에 끼었다.

유유산업은 5만달러를 출자한 미국의 바이오벤처기업 바이오셉트사의 나스닥 상장으로 투자이익이 기대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수도약품은 M&A설로, 근화제약은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진료시스템 도입으로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올랐다.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롯데칠성음료는 매출액이 36% 늘면서 경상이익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호전이 반영돼 주가가 2배 이상 뛰었다.

◇ 코스닥〓신안화섬과 바른손.신라섬유.동미테크.로커스홀딩스.코스프 등 A&D 바람을 탄 종목들이 대거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다.

이중 신안화섬의 경우 주가가 연초 1만7천9백원에서 57만원으로 3천84%나 폭등했고 바른손도 1천3백20원(5천원 기준)에서 2만1천원으로 1천4백90% 올랐다.

동미테크는 디스커버리 컨소시엄의 인수로, 신안화섬과 같은 계열인 신라섬유는 신안화섬의 주가 급등에 따른 동반상승으로 상승률 상위에 올랐다.

굿모닝증권 이광훈 연구위원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불확실한 기대감이나 채무 탕감 등 비정상적 재료에 따라 오른 것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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