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대서 박사학위 받는 탈북자 박수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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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기도 성남에서 ‘묘향산 한의원’을 운영하는 박수현(44·사진)씨가 탈북자 출신 한의사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딴다. 박씨는 한약재인 청피(귤껍질)와 지골피(구기자 뿌리의 껍질)의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을 써 19일 열리는 경원대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박씨는 2001년 한국에서 한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07년 석사 과정을 마친 뒤 박사 과정에 들어갔다.

박씨는 “환자가 나를 더 잘 믿을수록 치료 효과가 더 좋으니 더 좋은 의사가 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박사학위까지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난관도 있었다. 2003년 석사 과정을 시작했지만 2년 만에 학위를 받지 못했다. 영어가 박씨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영어 실력이 달려 석사 과정 졸업논문을 쓸 자격이 주어지는 영어시험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열심히 영어공부를 했지만 두 차례나 더 낙방했다. 결국 석사 과정 입학 5년 만에 학위를 받았다. 박씨는 “박사학위를 따고 보니 10년 전 개업할 때의 설레던 마음이 생각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환자를 이웃같이 따듯하게 대해주겠다”고 말했다. 4형제 중 둘째인 박씨의 막내 동생도 한의사이며, 바로 아래 동생은 한의대를 졸업하고 한의사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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