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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분쟁 '야누스' 성탄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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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크리스마스를 맞는 지구촌 표정은 가지각색이다.

경제사정이 좋은 나라에선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지만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 등지에선 어느 해보다 냉랭하다.

*** 이, 베들레헴 봉쇄 풀어

◇ 중동〓이스라엘은 성탄절을 앞둔 지난 22일 아기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에 대한 봉쇄를 해제해 순례자와 관광객들의 출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유대인과 유대인 버스의 베들레헴 출입은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속 금지시켰다.

베들레헴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은 지난 21일 몇개월째 폭력사태가 계속돼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구유광장' 에서 평화를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 소년은 "산타 할아버지가 장난감을 주시기 바라지만 올해는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할 수 없다" 고 말했다.

*** 美 휴가인파로 교통난

◇ 미국.유럽〓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에선 성탄절 연휴 동안 지난해보다 5%가 많은 4천4백만명이 휴가여행에 나서 곳곳에서 항공기.열차 등이 연발착 사태를 빚었다.

북미항공방위사령부는 "산타클로스의 비행은 허가했으며 항공당국이 그의 썰매를 추적 중" 이라고 발표, 축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산타의 발상지인 핀란드의 산타마을에선 온난한 기후로 눈이 부족한데다 관광객들도 예년보다 많이 줄어 산타가 수심에 잠기는 등 축제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는 소식이다.

또 서유럽에선 크리스마스 트리로 살아 있는 나무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천만 그루의 나무가 벌목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는 23일 밤 수천명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됐다.

*** 中 고급식당 최대호황

◇ 중국.대만〓10년간 계속돼 온 경기 호황으로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 등 대도시는 성탄절을 요란하게 맞고 있다.

고급 음식점들은 '2천9백99위안(약 40만원) 룽샤(龍蝦.랍스터)파티' '2천위안 위츠(魚翅.삭스핀)연회' 등을 내걸고 손님 유치에 한창이다.

여기다 중국은 필리핀과 태국.대만 등을 제치고 세계 최대 크리스마스 용품 생산지로 급부상해 이제 중국인들도 크리스마스에 익숙해졌다.

중국이 올 1월부터 10월까지 수출한 크리스마스 관련 용품은 지난해보다 30.5%나 늘어난 8억2천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같은 증가세는 최근 몇년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 경제침체 대만 '냉랭'

반면 대만은 냉랭하다. 예년 같으면 연말 보너스로 두둑해진 호주머니 속에서 온갖 인정과 술이 나왔지만 지금은 보너스는커녕 월급도 제대로 받기 어렵다.

홍콩〓진세근 특파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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