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부자 '극비사진' 첫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그의 장남 김정남(金正男.29)이 함께 찍은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여성중앙' 신년호는 1981년 8월 19일 金위원장이 김정남 및 전처 성혜림(成蕙琳)의 언니인 성혜랑의 가족(이한영.이남옥 남매)과 함께 평양에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성혜림은 당시 병 치료차 모스크바에 있었기 때문에 사진에서 빠졌다.

金위원장과 김정남이 함께 찍은 사진은 북한에서도 공개된 적이 없다.

아직 김정남을 金위원장의 아들로 밝히지 않은 데다 金위원장의 가계(家系)자체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사항이기 때문. 따라서 이 사진은 金위원장의 가계가 세계에 최초로 공개되는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 사진 뒷줄에 서 있는 세 사람은 성혜림이 김정일의 처였다는 사실과 김정남이 성혜림의 아들이라는 것을 그 어떤 문헌보다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로써 金위원장과 성혜림의 관계, 김정남의 출생과 관련된 그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성혜랑씨는 최근 출간된 자서전 '등나무집' (지식나라)에서 金위원장과 성혜림의 러브스토리를 상세히 털어놓았다.

이에 따르면 60년대 후반 성혜림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지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성혜림이 관저에 들어갔다' 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후 김정남은 성혜림이 낳은 김정일의 아들이란 이야기가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成씨는 두 사람에 대해 "무척 잘 맞는 짝" 이었다며 "동질의 감성, 예술적 센스, 기지로 손뼉이 딱 맞는 친구 같았다" 고 밝혔다.

여전히 해명되지 않은 의문사항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배우 최은희(崔銀姬)씨가 70년대 말에 金위원장의 사택을 방문해 만난 부인과 아들이 성혜림.김정남인가 하는 점.

지금까지는 崔씨가 78년 납치됐을 때 만난 金위원장의 부인이 73년 재혼한 김영숙으로 알려져 있다. 82년 망명한 이한영씨가 96년 피살된 만큼 유럽에 거주하는 성혜랑.이남옥 모녀가 이 비밀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정창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