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망명길 탈북 2명 몽골 공항서 체포당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국 망명길에 나선 탈북자 2명이 15일 몽골 공항에서 체포됐다. 재미 탈북난민협회 김용(59)회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탈북자 정성일(35.의사), 장선영(42.여)씨가 "아시아 제3국의 한 공항에서 체포돼 사법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정씨와 장씨는 이날 오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공항에서 인천행 대한항공기에 탑승해 이륙을 기다리던 중 갑자기 나타난 공안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은 위조된 한국 여권을 지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두 사람은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 LA에 도착,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북송교포의 자녀인 정씨는 함경남도의 한 광산 진료소에서 의사로 근무했으며 장선영씨도 춘향전 '사랑 사랑 내 사랑아'에서 춘향 역을 한 공훈배우 장선희의 동생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가계에 대해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김일성 사망 장례기간에 술을 마신 죄로 정치범수용소에 투옥됐으며, 가족들이 평안남도 순천으로 강제 이주당한 뒤 북한 당국의 감시를 받아오다가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현재 관련 정보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