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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cm 폭설 내린 날 엉킨 도로를 누비는 자유 맛봤다

중앙선데이

입력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의 팸플릿 사진. 오른쪽 위 사진은 운전석 쪽 내부, 아래 사진은 뒤에서 본 내부 모습.

지난 1월 4일이다. 서울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대중교통이 완전히 마비됐을 때다.기자는 운때(?)가 맞았는지 마침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를 연말부터 시승하는 중이었다. 이 차를 타고 출근길에 나선 기자는 이날 위풍당당이라는 말을 실감했다.대부분 후륜구동인 고급차들이 눈길에 미끄러져 멈춰 섰을 때 디스커버리4는 전천후 활약을 했다.

국산차 가운데는 에쿠스,제네시스 등이 길거리에 버려져 있었고 수입차 가운데는 방치된 벤츠,BMW,인피니티를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출근길에 건져 올린(?) 견인 차량만 네 대에 달했다. 그 가운데는 소형 학원버스 한 대도 있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는 늠름히 달렸다.디스커버리4의 가장 큰 매력은 이처럼 눈길이나 오프로드를 달릴 때 단순히 그림만 보고 스위치를 돌리면서 조작할 수 있는 ‘지형 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 System)’이다.

전 세계 5개 대륙을 돌며 영하 40도∼영상 50도의 악천후 속에서 50가지 지형을 실제 주행하며 개발했다는 첨단 장치다. 처음엔 눈길 주행 능력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 출근길에 나섰다. 솔직히 못 미더웠다. “2.6t에 달하는 차가 길거리에서 퍼지면 어떡하나”하는 걱정도 몰려왔지만 디스커버리4는 이런 걱정을 말끔히 날려 버렸다.

버튼 시동을 걸고 지형 반응 스위치를 눈길 표시가 된 곳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 다음부터는 놀라운 눈길 접지능력이 발휘됐다. 알아서 미끄러운 눈길에서 접지력을 찾아 달려주는 능력은 한마디로 놀라울 뿐이었다. 그 어떤 사륜구동차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능력이었다. 눈길 언덕 출발도 문제가 없다. 전자제어식 브레이크가 출발을 도와준다. 일반도로에서는 다시 지형 반응 버튼을 일반도로 상태로 돌리면 자동으로 조절된다.

엔진은 푸조와 공동으로 개발한 V6 2.7L, 3.0L 트윈터보 디젤과 V8 5.0L 가솔린 세 가지다. 디젤 엔진은 출력뿐 아니라 정숙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열 좌석의 경우 디젤 엔진음을 거의 들을 수 없을 정도다.

가장 많이 팔리는 3.0L 트윈터보 디젤은 최고 245마력(4000rpm), 최대토크 61.2㎏(2000rpm)을 낸다. 2.7L 디젤에 비해 출력은 29%, 토크는 36% 좋아졌다. 전 세계 V6 3.0L 디젤 엔진 가운데 토크가 가장 뛰어나다. 6단 자동변속기를 얹고 공인연비는 9.3㎞/L가 나온다. 2.6t의 덩치를 감안하면 경제성도 뛰어난 편이다.

7인승인 이 차는 험로 주행 능력도 탁월하지만 가족들이 레저를 즐기는 데 부족함 없는 실용성과 편의성을 갖췄다. 실내를 계단식 구조로 만들어 뒷좌석 시야도 좋을 뿐 아니라 어른 다섯에 아이 둘이 타면 ‘딱’이다. 산악자전거를 즐기거나 짐을 많이 싣는 전문직들의 업무용 차로도 인기가 높다. 편의장치로는 키 없이 버튼을 눌러 도어 개폐가 가능한 키리스 엔트리 시스템과 버튼 시동장치, 진흙에 빠졌을 때 빠져나오도록 도와주는 디퍼렌셜 잠금장치, 3열 헤드 에어백, 센터 콘솔 쿨링 박스에 19인치 알로이 휠이 기본으로 달렸다. 핸들을 순식간에 따뜻하게 해 장갑을 끼지 않아도 되는 스티어링 휠 열선도 달렸다. 1억원이 넘는 고급차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기능이다.

실내는 고급차답게 호화롭다.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가죽 시트에 마무리 소재 또한 최상급이다. 전후방 카메라 시스템, 경사로 브레이크 제어장치, 트레일러 보조장치, 제논 헤드라이트 등은 이 차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오디오,엔터테인먼트 기능도 충실하다. 14개 스피커와 조합된 하만-카돈 오디오에 8인치 TFT 터치스크린이 조합됐다. 내비게이션은 물론 DMB 시청과 블루투스도 사용할 수 있다. 3.0 모델은 가격이 10% 이상 오른 게 흠이다. 가격은 2.7L 7490만원, 3.0L 8990만원 , V8 가솔린 9490만원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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