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EU 합의에 손사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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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안 마련은 뒤로 미뤄졌다. 독일이 반대해서다. 어쨌거나 EU는 큰 틀에서 그리스를 돕겠다는 원칙에는 합의했다. 그러나 정작 그리스는 “도움이 필요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정상회의가 금융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어떤 재정적 도움을 요청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지원을 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스가 슬쩍 발을 빼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리스 입장에선 유리한 조건으로 지원받아야 하는데 구걸하는 듯한 모양새는 좋지 않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칼럼을 통해 “그리스가 EU의 대출 금리가 비싸다고 판단되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창구를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적대다간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인터넷판에서 ‘독일이 법률과 헌법 등을 이유로 들며 그리스에 대한 재정 지원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속이 탄다. 스위스의 UBS은행에 따르면 그리스 부채에 대한 프랑스의 위험 노출액은 790억 달러에 달한다. 프랑스가 그리스 지원에 더 적극적인 이유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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