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올리스트 오순화 교수 첫 솔로앨범 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중견 비올리스트 오순화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가 첫 독집 음반을 냈다.

아카디아 레이블에서 나온 '꿈을 꾼 후에(After a Dream)' . 제목은 소품집 같지만 짧은 소품 외에 묵직한 소나타 2곡을 곁들인 의욕적인 프로그램이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비올라를 독주.앙상블 악기로 부각시키는 데 남나른 노력을 기울여온 그로서는 작은 결실을 맺은 셈이다.

타이틀 곡은 첼로 편곡으로도 널리 연주되는 포레의 가곡. 바이올린보다는 덜 화려하고 어둡고 음울하지만 콧소리가 약간 섞인 듯한 비올라 음색이 섬세한 뉘앙스를 강조하는 프랑스 레퍼토리에 잘 어울린다.

드뷔시의 소품 '아름다운 저녁' 도 마치 저녁노을처럼 포근한 느낌을 준다.

가사 없는 성악곡을 옮겨 놓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즈' 는 바이올린 편곡보다 한결 여유롭고 부드럽다. 선율의 흐름도 마치 강물처럼 자연스럽다.

본디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8분짜리 그랜드피스로 협주곡을 방불케하는 악상이 담겨 있는 브루흐의 '로망스' 에서는 음역에 따라 다채로운 소리를 내는 독주 비올라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비올리스트 출신 작곡가인 파울 힌데미트의 '비올라 소나타' 도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에 영향을 받은 곡으로 바이올린 못지 않는 난해한 기교를 요하는 작품.

시작 부분에서는 음정이 다소 미끄러지는 부분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건강하고 충실한 톤을 선보인다. 글링카의 '소나타 d단조' 에서도 시원시원한 해석과 풍부한 음색이 돋보인다.

올해 2월 불가리아 소피아 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마리오 앙겔로프와의 녹음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