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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은행 합병효과 연간 5천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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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성공적으로 합병할 경우 매년 5천억~6천억원의 일반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두 은행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과 비슷하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 유정석 부장은 15일 "두 은행은 매년 2조원 가량을 일반관리비로 쓰는데 합병에 성공할 경우 25~30%를 절감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앞으로 씨티은행을 비롯, 외환.한빛.신한은행 등이 소매금융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병하는 것이 유리하다" 고 분석했다.

유부장은 그러나 "합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지점의 축소뿐 아니라 업무 처리 과정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 며 "회의를 줄이고 결재단계를 단축하는 등 업무 효율화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의 견해도 비슷하다. 국민.주택은행이 합병하면 오버뱅킹(금융시장 규모에 비해 은행 수가 너무 많은 것)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 속에서 점포와 인원 등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감축하느냐는 변수가 남는다.

이런 관점에서 현대증권 백종일 은행팀장은 "합병 시너지를 만드는 것은 합병하는 것보다 더욱 힘든 과제" 라고 말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성공의 관건은 은행장의 강력한 리더십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경영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화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국민.주택은행 합병은 가시화한 합병 시나리오 중 최선의 카드" 라면서 "두 은행의 합병은 금융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미.하나은행, 한빛.외환은행, 신한.제주은행 등의 통합작업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강력한 구조조정 이행 여부에 그 결과가 달려 있다는 지적을 빼놓지 않는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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