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연방대법 판정 공정" 여론 7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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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장장 5주가 넘게 계속된 미 대선 공방은 결국 연방대법원에 의해 승패가 갈리게 됐다. 그러나 공화.민주 양당 지지자들간의 대립과 반목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 선거인단 확정일 논란

○…선거인단 확정시한이 12월 12일로 된 연방선거법 규정을 둘러싸고 법률가들 사이에 이의 연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논란은 연방선거법이 '선거인단은 어떠한 논란이나 이의 제기 없이 선출돼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

조지타운대학 법대 로버트 드리넌 교수는 "12일은 확정 기일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면서 "주 선관위는 선거인단 투표가 이뤄지는 18일까지만 선거인단을 확정하면 된다고 본다" 고 말했다.

선거인단은 18일 워싱턴에 모여 투표를 실시하며 상.하원은 1월 첫째주 이를 개표해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 부시동생, 클린턴 방문

○…공화당 부시 후보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는 11일 백악관을 전격 방문했다.

4백80㎞나 되는 플로리다주 에브글레이즈 습지 복원을 위해 향후 30년간 78억달러를 투입한다는 법안에 빌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조인하기 위한 것이다.

백악관측은 젭 부시와 클린턴 대통령이 간단히 말을 주고받았지만 선거 문제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앨 고어 후보를 지지하는 1천여명은 11일 심리가 진행 중인 워싱턴의 연방대법원 건물 밖에 몰려와 재검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재검표' '고어 승리'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어대며 "유권자의 의지가 제대로 반영되게 하라" 고 요구했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지지자들도 연방대법원 앞에서 "승리자는 부시" 라며 기세를 올렸다.

*** 잭슨목사 '철야기도회'

○…민주당 출신 흑인 민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는 연방대법원 결정에 앞서 "재검표를 허용하지 않으면 시민들 분노가 폭발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들은 연방대법원의 재검표 불허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 이라며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이 11일 오후 5시부터 연방대법원 건물 앞과 인근 도시에서 재개표를 촉구하는 철야 기도회 및 농성을 하기로 합의했다" 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수작업 재검표 여부를 놓고 미국인들의 여론은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정확히 양분됐다.

CNN이 USA투데이.갤럽과 공동으로 지난 10일 성인 7백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수작업 재검표에 찬성한 반면 49%는 반대했다. 그러나 차이는 오차범위 안이다.

응답자의 72%는 연방대법원이 이번 플로리다주 수작업 재검표 문제를 공정하게 판단한 것으로 믿으면서 이번 결정이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분규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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