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직불카드 전면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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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와 수수료를 놓고 분쟁 중인 이마트는 직불카드 결제 시스템을 다음달부터 모든 점포에 도입하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이마트 점포에서 직불카드 외에 이마트와 계약을 해지하지 않은 신용카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또 점포 내의 직불카드 결제 비율이 50%를 넘으면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는 소비자가 직불카드로 계산하면 사용금액의 0.5%를 OK캐시백 마일리지로 적립해 주고, 이를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제휴은행 직불카드를 만들어 은행 수수료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돌려주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이마트의 제휴 은행으론 우리은행.국민은행 등 두 곳이 가장 유력하다. 신세계 이마트 황경규 대표는 "직불카드 사용으로 절약되는 결제 비용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직불카드는 은행에 예금계좌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은행에 신청해 받을 수 있고 결제 시 은행계좌에서 결제금액이 곧바로 빠져나간다.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은행에 잔고가 없으면 직불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직불카드 사용자의 신용도에 따라 외상으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은행과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 업계 측은 "직불카드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마트를 이용하기 위해 직불카드를 만드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마트의 이번 결정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마트와 수수료 협상을 하고 있는 LG카드 관계자는 "기존의 수수료 인상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이마트 측과 성실히 협상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마트 측은 KB.LG카드와 이달 말까지 수수료 협상을 계속하되 이들이 수수료 인상을 고집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직불카드란=신용카드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점포가 적어 우리나라에선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직불카드는 결제 단말기를 별도로 갖춘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다. 현재 직불카드 결제 전용 단말기는 전국에 약 28만여대가 깔려 있다. 일반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 보급대수(약 300여만대)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직불카드는 사실상 현금 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결제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양선희.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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