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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 버리고 자주 읽고 써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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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표적 영어 검증시험인 토플(TOEFL)이 내년 9월부터 확 바뀐다. 이른바'차세대 토플'이다.

토플 출제연구원인 에밀리 풀러(여)가 지난 13일 한국에 왔다. 14~16일 영어 관련 교수.교사, 언론에 새 시험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는 토플 출제기관(ETS)에서 문제 개발을 연구하는 250여명의 연구원 중 한 명이다. 14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풀브라이트 한.미교육위원단(국내 토플 대행기관)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차세대 토플의 출제방식과 공부방법을 들었다.

-말하기 영역이 새로 생겼는데.

"새로운 토플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동안 미국 대학은 토플 점수가 학생의 말하기 능력과 전혀 별개라는 데 불만이 많았다. 앞으로는 토플만으로 회화 능력을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대신 문법을 없앴다. 말하기 영역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유형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 말하기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15초간 준비하고 45초간 말하는 평이한 형식이다. 말하기 영역의 6개 문항 중 2개가 이 유형이다. 나머지 4개 문항은 통합형이다. '듣고 말하기' '읽고 말하기'와 같이 여러 능력을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등록금 인상에 관한 공문을 읽고 그에 대한 학생들의 토론을 들은 뒤 학비 인상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1분간 말로 설명하라'는 식의 문제다.

정확한 어휘와 문법에 맞춰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쓰기 영역은 어떻게 바뀌나.

"새 토플은 학생이 영어를 사용하는 실제 생활을 고려해 출제된다. 따라서 쓰기 영역에서도 기존의 에세이 형식 이외에 '듣기+읽기+쓰기'의 통합형 문제가 출제된다. 예를 들어 애타주의에 관한 지문을 읽고 같은 주제에 관한 강의를 들은 뒤 '강의 내용을 요약하고 왜 강의에서 지문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지 써라'는 문제가 나오게 된다."

-듣기 영역의 특징은.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뿐 아니라 말 속에 숨은 뜻까지 파악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선보인다. 예를 들어 실제 대화에선 '음…'하고 머뭇거리는 말투나 미묘한 억양이 말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 문제들을 개발했다. 새 토플은 암기력 시험이 아니다. 따라서 듣거나 읽은 것을 자기 나름대로 일목요연하게 필기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라고 본다."

-어떻게 공부하면 되나.

"지금과 같은 단어를 외우고 영문법을 익히는 식의 암기식 공부로는 새 토플에 적응하기 힘들다. '족집게' 학원 강의도 크게 도움이 안 된다. 말하기와 쓰기 능력은 단기에 키울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평소 책.영화.TV 등을 보면서 중요 핵심을 잡아내는 연습을 하면 새 토플이 요구하는 논리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말이나 글로 자꾸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토플출제기관(ETS)은 현재 홈페이지(www.ets.org/toefl/nextgen/samples/)에 예시 문제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새 토플의 응시료는 미정. 출제기관 측은 "현재 응시료(130달러)보다는 약간 비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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