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항만 사업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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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1세기 부산이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부산신항만 공사가 본격화된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컨테이너전용부두 건설사업이 오는 20일 기공식을 가지고 공사에 들어간다.

부산신항만은 2009년까지 5만t급 컨테이너선 9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갖춰 동북아의 대표적인 허브항(물류거점항)역할을 하게된다.

총 사업비 1조6천억원 규모의 공사가 시작되면 침체에 빠진 부산지역 건설업계가 다소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자사업자인 부산신항만㈜에 지분 참여한 일부 건설회사의 부도와 구조조정 등으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공사용 모래채취와 관련한 어민들의 반발 등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않다.

◇규모〓부산시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진해시 용원 사이 바다에 조성하는 부산신항만은 5만t급 컨테이너선 9척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안벽길이 3.2㎞×폭 6백m·64만 평)과 배후지를 조선하는 대역사다.

부두시설은 1단계로 녹산공단쪽 6개 선석(안벽 길이 2㎞)을 2007년까지 만들고 나머지 3개 선석은 2009년에 준공한다.컨테이너부두 배후에 93만평의 부지를 만들어 복합물류.주거.상업 및 업무.전시교류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 사업도 부산신항만㈜이 맡을 계획이었으나 자금난 등으로 부산도시개발공사에 위탁하기로 했다.

부산신항만은 이번에 착공하는 북컨테이너부두와 가덕도쪽 남컨테이너부두 등 모두 24개 선석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경기침체 등으로 남컨테이너부두는 사업계획에서 제외했다.

또 해양수산부와 부산신항만㈜는 한꺼번에 하기로 했던 북컨테이너부두 공사를 1.2단계로 나눠하기로 했으며 배후부지를 1백24만평에서 93만평으로 축소했다.따라서 총사업비도 2조1천9백69억원에서 1조6천4백80억원으로 줄었다.

◇기대효과〓부산항은 세계 컨테이너 화물 수송의 주항로에 위치하면서 중국·일본·러시아와 가까워 동북아시아의 허브항만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입지를 고려해 부산신항만을 국내의 수출입 화물은 물론 중국·일본·러시아행 화물이 거쳐가는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허브항으로 개발한다.

이곳에서 처리될 컨테이너는 연간 3백50만개(20피트 기준).부산항 전체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올해 7백50만개 예상)의 절반에 가까운 엄청난 물량이다.

특히 배후지에는 물류.유통.무역.금융.정보 시설이 들어서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무역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부산신항이 정상 가동되면 서부산권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등 부산이 얻게되는 부가가치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신항만 최훈(崔壎)대표는 “90년대 항만투자가 저조해 부산항 부두시설이 부족해 96년에만 7천4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부산신항은 날로 늘어나는 아시아권 물류의 중심항으로 우뚝 서게되면서 부산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제〓부산신항만은 엄청난 사업비를 원할하게 조달해야할 과제를 안고있다.공사를 맡은 삼성물산 컨소시엄에 참여한 일부 건설회사의 부도와 구조조정 등으로 벌써 사업비 조달에 비상이 걸려있다.

부산신항만은 외자를 유치하기로 하고 싱가포르 항만운영회사인 PSA와 자본금 25%(5천만 달러)참여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성사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또 배후지는 부두 개장 4년이후에 준공되기 때문에 부두운영 지원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배후지 조성공사를 맡게 될 부산도시개발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부두공사에 필요한 모래를 경남 통영·거제 앞바다에서 채취해야 하는데 어민들이 생태계 파괴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항만 배후지(93만평)가 부산시(천가동)와 경남도(용원동)에 거의 절반씩 소속돼 있어 준공이후 지방세 확보와 관련한 관할권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신항의 수심(16m)이 얕게 설계돼 1만t급 이상 대형 선박의 접안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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