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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연방대법관 친밀도 부시 유리할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1일 90분간에 걸친 구두신문을 마치고 숙고에 들어가자 언론과 학자.전문가들은 결과를 점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플로리다 표의 진실만큼이나 법원의 최종 판단은 안개에 싸여 있다.

LA타임스는 심리과정에서의 질문과 그동안의 판결 성향으로 볼 때 9명의 대법관 가운데 5명이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 주장에, 4명이 앨 고어 민주당 후보 주장에 기운 것으로 분석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1990년대 초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의 법률서기를 지낸 브래퍼드 베렌슨 변호사는 "보수적 성향의 렌퀴스트(대법원장).스캘리아.케네디.오코너 대법관이 부시측으로 기운 것처럼 보이며, 토머스 판사는 질문을 안 했지만 기존 판결에서 스캘리아와 대부분 비슷한 의견을 내왔다" 고 진단했다.

일부에선 연방대법원이 부시의 상고를 아예 "연방과 상관없다" 고 기각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이들은 케네디와 수터 대법관이 부시 진영의 시어도어 올슨 변호사에게 "이 사건이 연방과 관련있는 것이냐" 고 다그친'쳤고, 루이스 긴스버그 판사가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비난받아선 안된다" 고 언급한' 점 등을 꼽는다.

가톨릭대 헌법학 교수인 빅터 윌리엄스는 "성향이 다른 대법관들 사이에서 이런 비슷한 두 가지 견해가 나왔다는 것은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선거법 해석권한을 지켜주기 위해 부시측 상고를 기각할 것을 암시한다" 고 풀이한다.

그러나 학자들과 연방대법원 사건을 담당해온 변호사들은 연방대법원 판결이나 결정을 미리 예측하지 않는 것을 불문율로 삼고 있다.

브루클린대 헌법학자 조엘 고라도 "렌퀴스트.스캘리아.오코너.케네디 대법관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선거인단 선출방법을 정할 주의회 권한을 빼앗는 월권행위를 했다고 우려하는 것처럼 보인다" 면서도 "대법관들은 자신이 심정적으로 지지하는 편으로부터 확실한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가장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곤 한다" 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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