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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삼바퀸? … 브라질이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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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브라질 리우 카니발의 ‘삼바 여왕’으로 7세 소녀가 선발돼 아동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비라도우로 삼바학교는 일곱 살짜리 훌리아 리라(사진)를 ‘삼바퀸’으로 내세웠다. 올해 카니발은 12~17일 열린다.

삼바퀸은 학교의 명예를 걸고 퍼레이드단 선두에서 춤을 추며 행렬을 이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관능미 넘치는 여성들이 이 역할을 맡아왔다. 훌리아는 이 학교 교장인 마르코 리라의 딸이다.

브라질 아동권익위원회는 섹시함이 강조되는 자리를 일곱 살 어린이에게 맡기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카를로스 니코데무스 아동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어린이가 카니발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진 않지만 삼바퀸 역할은 안 된다”며 “아이들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아버지 마르코는 “훌리아는 두 살 때부터 춤을 춘 아이”라며 “아이의 춤을 보고 흥분하는 사람은 의사를 찾아가봐야 할 것”이라며 위원회의 주장을 일축했다. 삼바퀸이 되고 싶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훌리아는 특별한 언급을 피한 채 “난 춤추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동권익위원회가 훌리아의 삼바퀸 선정을 막기 위해 법적 절차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비라도우로 학교는 파문이 커지자 훌리아에게 도발적인 의상은 입히지 않겠다고 밝혔다. 리우 카니발은 매년 2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 브라질 최대 축제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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