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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FM 심야 음악프로 '당신의…'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그 프로에서 선택해준 책을 ‘들으며’ 커피 한잔 생각이 간절했었다고 말하는 이가 왕왕 있다.생각 해보라. 조용한 밤,그것도 오늘같은 느긋한 토요일이다.

프랑스 영화 ‘책 읽어주는 여자’의 여주인공 미우미우 같은 여성이 당신 곁에 앉아 분위기 있게 책을 읽어준다면, 그래서 오래전 읽었던 작품의 기억을 떠올려준다면 말이다.

KBS 제1FM 심야 음악프로 ‘당신의 밤과 음악’(밤10시 이후 두시간)MC인 성우 김세원씨가 ‘FM의 미우미우’이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이 프로의 ‘오디오 북-소설 읽는 밤’ 코너(1시간 짜리)에 매니아 청취자층이 등장하고 있다. 여름특집으로 시작했던 이 코너는 이달 세차례 방송에 이어 내년 방송분까지 이미 짜놨다.

이 방송의 사이트 ‘청취자 참여’코너에 들어가면,청취자들의 소감이 상당수다. “고교 시절 읽었던 막스 밀러의 ‘독일인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들었다. 책장을 뒤져 다시 읽기 시작었으나 느낌이 외려 덜했다.” “외국에는 오디오 북 인구가 꽤 있다던데,주말 밤 누워서 책을 듣는 재미가 별났다.행복했다.”

이런 반응에 중진 방송인 김세원은 즐겁다. 한 시간 방송원고를 미리 읽어두는 것은 기본이고,지문(地文)과 대화 내용의 입체적 느낌을 살려 낭송을 하다 보면 여간 고되지 않지만,그건 뒷전이다.아직도 여전한 자기 목소리에 대한 반응이 고맙고, 뜻밖의 매니아층의 등장도 반가운 것이다.(기자가 만나 확인해본 그의 목소리는 뭔가 지적 카리스마가 분명있었다.)

‘오디오 북’은 오늘(2일)은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를 내보낸다. 2월에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3일)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0일)포리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듯했던 날들’(17일)헨리 소로우 ‘월든’(24일)등을 방송한다.

청취자들은 8,11월 방송분인 신경숙 ‘풍금이 있던 자리’ 황석영 ‘오래된 정원’ 사강 ‘슬픔이여 안녕’등의 재방송도 요청하고 있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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