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총재 "DJ 경제위기 모르는 것 같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9일 "현재의 경제난국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이 크게 부족하다" 고 주장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나눈 일문일답.

-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내년에 심각한 위기가 온다는 견해를 들었다. 외환보유액이 1천억달러라고는 하나 외채의 30%에 이르는 단기외채와 주식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외국자본 등 국가신인도가 떨어지면 빠져나갈 돈만도 1천억달러가 넘는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청와대(10월 9일 영수회담)에서 '지금이 위기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라며 문제점을 강조했더니 청와대는 '李총재도 위기가 아니라고 했다' 고 발표하더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주변의 언로(言路)가 막힌 것 같다. "

- 공적자금 심사는 잘되고 있나.

"정부쪽의 자세가 무성의하다. 40조원만 쥐어주면 알아서 하겠다는 식이다. 산출내역과 집행계획을 밝혀야 한다. 1차분인 1백10조원을 어떻게 썼다고 책임있게 설명하는 사람도 없다."

- 영수회담은 하나.

"최소한 두달에 한번씩 하기로 약속을 했으니 한다. 영수회담은 정국을 푸는 유용한 수단이 돼야 한다. 金대통령이 노벨상 수상식(12월 10일)에 참석한다니 다녀와서 하면 되지 않겠나. "

- 金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식 참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노벨상 수상은 축하할 일이다. 다만 대통령의 잦은 출국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여론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이렇다 저렇다 할 문제가 아니다.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다."

- 검찰 수뇌부 교체를 계속 요구할 방침인가.

"개인이 미워서가 아니다. 새싹이 돋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교체해야 한다. 법도 고쳐 검사동일체 원칙도 삭제하고 피의자 조사 때 변호사가 입회토록 해야 한다. 이미 경찰은 조사 때 변호사 입회를 허용하고 있다."

- 개헌론이 제기되는데.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할 만한 중대한 사유가 없는 한 헌법을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이 문제는 논의되는 정치적 동기가 중요한데 지금은 개헌 논의를 제기할 시점이 아니다."

- 미국 방문 계획은.

"가긴 가야 하는데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 같다."

김교준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