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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부동산 투자신탁 전망 '맑음', 무모함 '금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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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최근 한 부동산 회사가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응답자의 51%가 연말에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2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응답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이 부동산시장이 "IMF 때처럼 가격이 폭락 할 것 같으냐" 라고 네티즌들에게 물은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그렇다" 고 답했다. 이는 매매가와 전세가격의 동반하락 양상이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런 시장분위기로 인해 부동산 간접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건설교통부가 지난7월 입법예고한 부동산투자회사법에 근거를 둔 금융상품인 부동산투자신탁(REITS)이다.

리츠는 주식공모 등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제도다.

부동산 투자회사는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기존 부동산, 개발사업,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 등에 투자한 후 운영수익을 주주에게 배당금의 형태로 배분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리츠가 도입됐다. 그후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다.

연수익률이 15~16%에 이르는 고수익 상품이 된 데다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환금성도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최근 주식시장이 혼조를 보이고 저금리에다 채권수익률마저 떨어져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리츠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주식에서 보듯 부동산 투자도 간접투자라고 해서 모두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자칫 무모하게 뛰어들었다가 원전마저 놓칠 가능성도 있다. 리츠에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은 투자하기 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리츠는 실적배당형으로 운용실적에 따라 원금손실도 가능하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30% 이상 원전손실을 본 펀드가 흔하듯 리츠 상품도 잘못 고르면 손실을 볼 수 있다.

둘째, 자산운용자가 부동산 시장을 잘못 예측하여 투자하는 경우, 즉 전문가의 부동산 시장에서의 오판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셋째, 리츠의 운용수익률이 높다 해도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침체될 경우 제값을 받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법률안에 따르면 자본금에 현물출자도 가능토록 했다. 따라서 현물출자시 부동산의 가치가 과대 평가되지 않았는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결국 투자상품 선택시 자산운용 회사의 신용도와 투자사업 전망을 꼼꼼히 따져본 후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리츠의 성공여부는 조세(법인세.부동산관련조세)감면혜택에 달려 있는 만큼 여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개인 투자자들이 선택할 부동산 투자사업은 투자회수 형태에 따라 2가지로 구별된다. 전통적인 신규개발사업과 기존 빌딩 등 이미 개발된 부동산에 관한 임대사업(리모델링포함)이다.

신규개발사업은 투자회수 기간이 길고(3~5년) 리스크가 큰 편이다.

초기에는 신규개발사업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입이 기대되는 기존 빌딩 투자사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IMF 이후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 사례를 보면 빌딩 임대사업이 신규개발사업보다 월등히 많은 것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어쨌든 향후 리츠의 투자전망은 밝은 편이다. 현재 부동산 개발회사 및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50여개 회사가 부동산 투자신탁회사의 설립을 준비 중이다.

최저 자본금 규모가 5백억원임을 감안할 때 2조5천~4조원의 신규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새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98년도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불어 닥친 뮤추얼펀드 열풍을 기대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02-416-7799.

고종완 <건국부동산 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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