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서부종합사회복지관 컴퓨터강의실.
여느 복지관 강의실 같으면 으레 주부들로 가득하겠지만 이곳엔 60.70대 수강생들이 배움의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비록 한자씩 칠 때마다 모니터와 자판을 번갈아 보는 고갯짓이 영락없는 왕초보지만 이들의 모습은 더 이상 '쉰세대' 가 아니었다.
서부복지관의 '어르신반' 은 노인대상 강좌로는 청주에서 유일하다.
수강인원은 컴퓨터대수만큼인 19명. 기억력이 떨어진데다 주3회 강의여서 전날 배운 것을 곧잘 잊어버리기 일쑤여서 교육진도는 느리지만 이들은 한가지씩 깨우칠 때마다 배움에 대한 자신의 용기를 몹시 대견스러워 한다는 게 강사 김영애(金永愛.28.여)씨의 말이다.
이 강좌는 지난 6월 첫개강했다. 10월 중급반과정을 마칠때까지 수강생 중 중도포기한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강사들이 손들고 그만둘 정도로 노인들의 열의는 대단했다. 이번은 2기 강좌다.
안병덕(安秉悳.72)씨는 "인터넷으로 여행 등에 관한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기 위해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할수록 재미있다" 고 말했다.
정은경(鄭銀敬.38.여)복지관장은 "컴퓨터를 끌 줄 몰라 플러그를 뽑았다던 어르신들이 이를 배우면서 '손자들과 조금은 대화가 통할 수 있게 됐다' 며 만족해 하고 있다" 며 "소외감 극복이나 노년 자기계발을 위해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만큼 앞으로 강좌를 늘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