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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일본 731부대’는 2차 세계대전 때 ‘마루타 생체실험’으로 악명을 떨쳤다. 관동군 산하 세균전 부대로 한국·중국인을 대상으로 해부와 냉동 등 비인간적인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중국 하얼빈(哈爾濱)시가 시 외곽에 주둔했던 이 부대의 유적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할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7일 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이 같은 제안은 지난달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시 양회(兩會·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공식 제기됐다.

하얼빈 시 관계자는 “이 유적지를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중앙정부가 마련한 2013년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대상에는 이 유적지가 포함돼 있지 않다.

시는 문화유산 등록 제안서를 통해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 원폭 돔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만큼 731부대도 충분한 자격 요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하얼빈시는 이미 관련 전담조직을 구성해 731부대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와 유적지 보호, 사료 수집 등을 마쳤다. 731부대의 생체실험 희생자는 한국인 6명을 포함해 1467명에 달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하지만 중국은 최소 3000명이 생체실험으로 사망했으며 세균전 피해자도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부대 건물은 전쟁이 끝난 후 중학교로 사용되다 2001년부터 일제 만행을 고발하는 전시관으로 쓰이고 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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