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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잔액 많아 시장부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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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으로 코스닥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

27일 LG투자증권의 김한국 애널리스트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현재 주식으로 전환하지 못한 코스닥기업의 CB 잔액규모는 1조41억원. 이 중 풋옵션(옵션 만기일에 팔 수 있는 권리) 행사가 가능한 물량은 6천2백31억원어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풋옵션 행사가능 물량의 51%(3천1백96억원)가 다음달과 내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金애널리스트는 "CB의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은 코스닥시장의 수급 불균형 요인이 되며, 옵션행사에 따른 원리금 조기상환 부담은 기업들의 유동성 위축과 함께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전망" 이라고 밝혔다.

코스닥기업들은 지난해 초 CB 발행 때 향후 주가가 많이 하락, 전환가보다 주가가 높아 주식전환이 어려울 경우 조기 상환해주겠다는 풋옵션뿐 아니라 전환가를 하향 조정해주는 리픽싱까지 제시했다.

기업들은 CB 발행을 위해 전환가가 주가보다 낮아야 주식 전환시 이득을 보는 CB 구입자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당시 기업들은 이자비용이 적게들며 주식전환시 자본으로 전환돼 부채비율까지 낮출 수 있는 CB 발행을 선호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요즘 오히려 이러한 조건이 해당 기업은 물론 코스닥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실제로 지난 10월 이후 주식으로 전환한 CB 규모는 1천4백10억원. 이는 결국 주식 공급물량 증가로 이어져 코스닥시장의 반등세를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또 주가가 전환가보다 낮아 풋옵션을 행사하면 기업들은 상환부담에 시달리게 될 처지다.

金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CB 규모 3천1백96억원 중 주가(11월 24일 기준)가 전환가를 밑돌아 풋옵션이 불가피한 규모는 2천5백4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金애널리스트는 "결과적으로 CB는 주식으로 전환되든, 풋옵션 행사로 원리금이 조기 상환되든 해당 기업과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 이라며 "코스닥기업들의 CB 발행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여전히 부담요인" 이라고 덧붙였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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