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공장유치 '효과 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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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남지역 농.어촌 폐교가 상품을 생산하는 산업현장으로 바뀌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 고용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경남 창녕군 계성면 계창초등 계성분교에는 영주식품(대표 金相浩)이 김치공장을 차려 지난 22일 입주식을 가지고 가동에 들어갔다.

경남도가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농어촌 폐교 공장유치 운동이 첫 결실을 본 것이다.

영주식품은 지난 5월 경남교육청으로부터 계성분교(대지 3천 평·건물 5백 평)를 연간 1천60만원에 빌렸었다. 이 회사는 하루 평균 60명의 지역 주민을 고용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추·양념 등으로 김치를 담아 모두 일본에 수출한다.연간 수출목표는 2천6백t(6백만 달러).

경남 통영시 도산면 오륜리 도원초등에서는 컴퓨터용 책걸상을 만드는 고려양행이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또 사천시 축동초등학교는 이에스텍(농업용 난방자재),산청 법물초등학교는 세경무역(공예품), 산청 생비량초등학교 송계분교는 들녘식품(한과류)이 내년 상반기 가동목표로 공장을 만들고 있다. 경남에는 현재 폐교에 공장을 짓고 있는 회사가 30곳에 이르고 있다.

경남도는 폐교에 입주할 수 있는 기업으로 15억원 이상을 투자하거나 지역 주민 20명 이상을 고용하는 업체로 한정하고 있다.

입주 업체에는 2억원까지 고용 보조금.훈련 보조금 등을 지원하며 전기.수도를 넣어주고 진입로를 만들어 준다.

경북 안동시 서후면 저전리 안동삼베(대표 金圭元)는 올해로 3년째 폐교인 학남초교(대지 4천 평·건평 6백 평)자리에서 삼베를 짜고 있다. 학교가 본래 삼베마을에 들어 서 공장으로 바뀐 뒤에도 재료 구입이 편리하고 일손 얻기가 수월하다.

이 회사는 직원 25명이 직기 10여 대로 연간 수천 필의 삼베를 짜 농협에 수의(壽衣)로 납품,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는 통풍이 뛰어난 삼베 내의를 만들어 일본에 수출할 계획이다.

경북 영주시 평은면 오운리 영봉식품(대표 沈學洙)은 1996년 폐교한 오운분교에 과자공장을 만들었다. 1·2층 교실 8곳에 기계를 설치해 종업원 10여 명이 튀긴 강냉이와 사탕 등을 만들어 제주·대구·영주 등지 도매상에 넘겨 연간 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북에는 또 10여 곳의 폐교가 생산현장으로 바뀌고 있다.

경남도 전수식(田壽式)경제통상국장은 “방치된 폐교에 공해 없는 기업을 유치하는 운동이 결실을 보고 있다”며 “폐교 공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주민 고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의호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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