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아라리오 전속 작가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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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호 06면

강형구 ‘Van Gogh in Red’(2010), 캔버스에 유채, 193.9259㎝

강형구(56) 작가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는 인물을 커다란 화면에 극사실적으로 그려 내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캔버스에 그리기도 하지만 알루미늄판에도 그린다.
“알루미늄판에 그릴 때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수정이 안 되거든요. 그렇다고 너무 조심스럽게 다루면 목적한 그림을 얻기 어렵습니다. 그럴 땐 차라리 눈을 감고 그리죠.”그림이 안 그려지거나 우울하면 자화상을 그린다고 한다. “내가 나를 잘 그려야 일이 잘 풀릴 것 같기 때문”이란다.

올해 베이징(北京) 전시와 내년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그가 알루미늄판에 그린 메릴린 먼로와 붉은 바탕 속 빈센트 반 고흐 신작을 들고 나왔다. 아라리오갤러리가 전속 작가들을 처음으로 한데 모아 소개하는 ‘아티스츠 위드 아라리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창립 21주년을 맞는 아라리오갤러리는 2005년부터 전속 작가제를 운영해 왔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 제작과 해외 진출을 돕고 있으며 2006년에는 제주도 하도리에 전속 작가 작업실 및 생활 공간을 마련, 작품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현재 전속 작가는 30여 명. 필리핀 작가 레슬리 드 차베즈, 인도 출신의 탈루 L N 등 외국 작가도 있다. 강 작가는 “그림을 좋은 데 시집 보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화랑의 작품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강 작가를 비롯해 19명이 50여 점을 준비했다.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참여한 이형구(41) 작가가
도널드 덕을 해골로 만든 ‘아니마투스’ 시리즈를 내놨고, 종이에 연필로 세밀하게 몬스터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이승애(31) 작가는 괴물 이미지를 박제로 만들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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