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하프마라톤] 자폐아 21명 '정상의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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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인천 성산베데스다 어린이집 소속 자폐아(21명).교사.학부모 등 31명이 잠실벌을 달렸다.

활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장애특수학교에서도 따돌림당하는 자폐아들이지만 이날만큼은 일반인과 함께 뛰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들이 대회에 참가한 이유는 정상인과 자폐아가 함께 공부하는 '통합학교' 설립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어린이집 관리자 김영남(38.여.전도사)씨는 "일본의 자폐아들은 통합학교에서 정상 학생과 어울려 교육받고 있는데 국내에는 이런 교육기관이 전혀 없다" 며 "통합학교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참가했다" 고 말했다.

이들은 대회장 주변에 '우리는 달린다, 자폐아 통합학교로'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참가자들에게 유인물 1천장을 배포했다.

자폐아들은 하루에 10㎞씩 뛰며 이번 대회에 대비해 왔다고 한다. 운동장을 빌려주는 학교가 없어 인천시민문화회관 앞 시멘트 바닥을 뛰느라 무릎이 아파 고생하기도 했다.

이들은 5㎞와 10㎞ 코스에 출전, 모두 완주했다. 특히 李모(11)군 등 2명은 지난해 5㎞를 뛴 데 이어 올해는 10㎞에 도전, 1시간20분 만에 골인점을 밟았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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