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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애니 '돈키호테' '아크' 제작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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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 블록버스터 바람이 거세다. 애니메이션 한 편에 국산 블록버스터 영화의 두세배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되고 있다.

뛰어난 기술에도 불구하고 미국.일본 등 애니메이션 선진국들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제작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독자 기획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에서 업계 안팍의 관심이 크다.

현재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블록버스터 작품은 애니메이션 전문기획사 투니파크가 미국 하이 프레이즈 애니메이션사와 공동 투자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돈키호테' 와 종합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회사 디지털 드림 스튜디오(DDS)가 제작하는 '아크' .

2D와 3D를 혼합한 '돈키호테' 의 경우 1천만 달러(약1백10억원), 컴퓨터를 이용한 3D로만 제작하는 '아크' 는 7백만 달러(약77억)를 투입했다.

한국영화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단적비연수' 의 45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이처럼 엄청난 제작비가 소요되다보니 목표는 당연히 전세계 배급이다.

내년 8월 전세계 동시개?예정인 두 작품 모두 투자비와 배급망 확보를 위해 미국 업체와 제휴했다.

'돈키호테' 는 재미(在美)애니메이터 리처드 김이 설립한 하이 프레이즈 애니메이션과 50:50 공동투자 방식을 취했으며, '아크' 는 제작사 DDS가 미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사인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레인보우 스튜디오.우윈썬(吳宇森)감독과 함께 자본금 5백만 달러로 합작회사 디지털 림을 세워 공동기획을 했다.

특히 '아크' 의 경우 국내 최초의 100% 디지털 3차원(3D)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미국의 '토이 스토리' 나 '벅스 라이프' 와 달리 인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이라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완성 자체만으로도 애니메이션계의 큰 수확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사람의 자연스런 표정과 움직임을 살리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남궁연과 M.C해머가 맡았다.

2D를 위주로 한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가 이처럼 많은 자본을 들여 외국시장 진출을 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애니메이션 업체의 경우 하청업무가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동남아로 옮겨감에 따라 자체 기획을 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렵게 됐다.

하지만 내수시장이 워낙 작아 미국시장을 노리다보니 작품의 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당연히 제작비도 높아지게 된 것이다.

3D 애니메이션의 현실은 이와는 약간 다르다. 이미 일본과 미국이 선점하고 있는 2D 애니메이션 시장과 달리 3D는 아직 패권이 가려지지 않은 상태.

현재의 주도권 확보가 앞으로 시장 선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으로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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