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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탄핵소추안 검찰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박순용 검찰총장과 신승남 대검차장에 대한 한나라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보고된 15일 밤 검찰은 매우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朴총장과 愼차장은 국회의 상황을 보고받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朴총장은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날씨가 참 좋다" 고만 했다.

집단 반발 조짐을 보였던 일부 일선 검사들 역시 '입 조심'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朴총장이 자숙을 강조한 뒤 기수별 모임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조용한 겉 모습과는 달리 검찰 내부에서는 활발한 의견 개진 및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

朴총장과 愼차장은 최근 사석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정말 내가 잘못했다면 미련을 두지 않겠다" 며 심경의 일단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에 적지 않은 간부들이 "야당의 압박에 몰려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탄핵소추안의 국회 보고 소식에 "완전히 파리 목숨이군" 하며 장탄식했다. 정치권이 검찰을 뒤흔들고 있다는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다른 검찰 간부는 "탄핵안 상정은 불가피해진 것 같지만 여야가 정치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김용갑 의원 발언 파장으로 검찰이 정쟁(政爭)의 중심에서 벗어나기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한 일선 검사는 "이번 탄핵안을 계기로 인사와 제도개혁이 있어야 한다" 고 자성론을 제기했다. 다른 검사는 "법률적 요건을 못갖춘 탄핵은 철회돼야 한다" 고 비판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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