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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들 회사 알리기 적극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국내에서 사업하는 외국기업들이 회사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거대 기업들도 한국에서는 낯 선 기업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업체와 다른 방법으로 회사를 알리려고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외국기업 홍보대행사인 KPR 김학균 실장은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외국기업들은 가급적 드러내지 않고 한국에서 사업하려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외국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면서 회사 홍보에 매우 적극적이다" 고 전했다.

◇ 홍보를 위해선 뭐든지 한다〓1990년 한국에 진출한 일본 가전 메이커 소니코리아는 지난해 9월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고 국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했다.

소니코리아 유정현 차장은 "홈페이지 만들기에 1천5백여 명의 대학생이 참여해 수준 높은 아이디어를 내는 등 회사 홍보 효과가 컸다" 며 "한국에서 사업하는 회사로서 앞으로도 회사 알리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 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또 국내에 진출한 뒤 처음으로 올 연말부터 인쇄매체를 대상으로 상품 광고는 물론 기업이미지 광고를 내기로 했으며, 내년에는 TV 이미지광고 CF도 만들 계획이다.

비아그라로 유명한 한국화이자제약과 영국 웨일즈지방의 투자를 유치하는 웨일즈개발청(WDA)은 각각 한글판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이를 알리는 홍보용 그림엽서를 2만~3만장씩 만들어 국내 주요 인사와 소비자들에게 우송했다.

한국화이자의 노정순 이사는 "홈페이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엽서를 만든 뒤 홈페이지의 특성과 내용.사용 방법 등을 담았다" 고 밝혔다.

미국계 음성인식기술전문 회사인 헤이아니타코리아(HeyAnita Korea)는 서울 청담동에 있는 3층 짜리 회사 건물의 외벽 전면에 60여명 전체 임직원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8월말부터 두달 가량 내걸었다.

이 회사 정재원 홍보팀장은 "전세계 10여개 국가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파격적인 홍보 방안을 고심한 끝에 전체 사원들의 사진을 담은 초대형 사진을 만들었다" 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한국 소비자들과 친숙해지기 위해 지난 10월 TV광고를 시작했다.

오는 12월 중순 회사 설명회를 특급 호텔 대신 색다른 장소에서 열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 공익 행사로 이미지를 높인다=이미 오래 전에 국내에 상륙했거나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외국기업들도 제품 판매와는 관계가 없는 이벤트를 열고 회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항공기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은 세종대와 함께 세종-록히드마틴 우주항공연구소를 설립해 대학생들에게 매년 3만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일반인에게 친근한 회사 이미지를 심기 위해 지난해부터 매년 한차례 서울 암사동 모형비행장에서 항공기 무선 조종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P&G는 오는 21일 임직원은 물론 주한 외국인.자원봉사자들을 모아 '사랑의 김치 만들기' 행사를 갖고 고아원.양로원 등 복지단체에 20t 상당의 김치를 만들어 기부할 예정이다.

GM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외국기업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고 현지화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올 초부터 두세달 간격으로 '마당쇠 시리즈-①큰절②화합③도자기' 광고를 했다.

푸르덴셜생명보험은 지난 7일 전국 중고생자원봉사대회를 열었다.

이 회사는 중고생들에게 자원봉사의 중요성과 의미를 깨닫게 하고 자원봉사를 지역사회운동으로 확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 행사를 했다.

스위스 모벤픽그룹의 유럽풍 레스토랑인 마르쉐의 경우 문을 여는 레스토랑마다 그 지역의 고아원과 자매결연을 하고 어린이들을 레스토랑에 초대하고 있으며,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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