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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해법…CNN '래리 킹' 위성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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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솔로몬 같은 사람 어디 없소-.”

현대사에서 처음 겪는 희대의 대선 수수께끼를 푸느라 미국은 정신이 없다.대권의 진로가 짙은 안개에 가려진 가운데 신문사엔 전화와 투고가 쇄도하고 방송엔 수많은 목소리가 등장한다.

CNN방송의 ‘래리 킹 라이브’는 10일 저녁(현지시간) 유명 언론인·정치인과 앨 고어 민주당 후보 및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 캠프 고문들을 위성으로 연결해 토론을 했다.

▶래리 킹(2만명과 인터뷰한 CNN 명사회자)=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밥 우드워드(위싱턴포스트 부국장)=문제는 부시나 고어가 어떤 명분으로 이 상황에서 탈출하느냐는 것이다.재검표를 포함해서 어떤 종착점을 찾아야 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고 있다.

오늘 클린턴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리온 파네타와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이런 아이디어를 얘기했다.두 사람 다 국무장관을 지냈으면서 플로리다에서 각 진영을 대표하고 있는 워런 크리스토퍼(고어측)와 제임스 베이커(부시측)가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우리는 재검표를 철저히 하고 투표부정이 있었는가를 알아보겠다.그런 후 결과가 나오면 두 후보는 깨끗이 받아들일 것을 약속한다”고 말하게 하자는 것이다.

▶잭 퀸(고어 선거본부 수석고문·전 백악관고문)=제일 중요한 것은 플로리다 주민들의 권리와 이익이다.문제의 핵심은 고어의 것도 아니고 부시의 것도 아니다.

주민들이 자신들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진정으로 정확한 투표를 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나는 부시 지지자든 고어 지지자든 모두가 애국자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미국인이 선거결과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공동으로 갖고 있을 것이다.새로 당선된 행정부는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정통성의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플로리다 주민들이 의사 표시를 한 투표가 정확하고 공정하게 집계돼야 한다는 것이다.그것이 우리가 플로리다 4개 카운티에 대해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한 이유다.

▶킹=재검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부시 후보측도 뉴멕시코·아이오와·위스콘신의 재개표를 요구한다면.

▶퀸=정확한 집표를 원한다면 그들은 재검표를 요구할 충분한 권리를 갖고 있다.

▶킹=부시 후보측 얘기를 들어보자.

▶딕 손버그(부시선거본부 고문·전 법무장관)=이 나라의 위대한 힘은 ‘법의 지배’라는 것이다.우리는 한번 개표를 했고,재검표를 하고 있으며 부재자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한 것은 룰에 의한 공정한 것이고 그 결과에 두 후보는 승복해야 한다.나는 법에 의해 끝난 투표에 대해 팜비치 카운티 주민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것에 놀라고 있다

▶킹=지금의 상황이 위기라고 생각하나.

▶조지 미첼(전 민주당 상원의원)=그렇지는 않다.나는 플로리다 주 관리들이 일을 잘 처리해서 내년 1월20일 취임식 훨씬 전에 국민이 새 미국 대통령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루돌프 줄리아니(뉴욕시장·공화당)=기본적으로 나도 미첼과 같은 생이다.어떤 사람들은 헌정 위기라고 하고,심지어 어떤 이들은 미국이 ‘바나나 공화국’(바나나 같은 열대과일 수출로 경제를 지탱하고 정치는 후진적인 중남미 국가를 의미)이 돼 가고 있다고 얘기하는 데 그런 것은 아니다.너무나도 예외적으로 이번 선거가 반반씩 갈라질 정도로 접전이어서 그런 것 뿐이다.

▶킹=팜비치 카운티에서 제기되고 있는 ‘혼란스런 투표용지’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고어 지지자들은 투표용지 도안이 잘못돼 두 군데 기표하거나 실수로 팻 뷰캐넌 개혁당 후보를 찍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버그=그들은 소위 ‘나비형 투표용지’(나비 날개 처럼 양쪽에서 접는 것)의 도안이 혼란스러워 그렇게 됐다고 하는데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

나는 이 나라 선거과정을 감독한 적도 있고 다른 나라 선거를 감시한 경험도 있다.선거에는 아주 공통적으로 중요한 원칙이 있다.

그것은 한 사람이 두 군데 기표를 했거나 실수로 잘못 찍었으면 무효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이다.법에 따라 유권자들은 자신의 실수를 고칠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그들은 자신이 잘못 찍은 것을 알았더라면 새 투표용지를 달라고 했어야 했다.

▶킹=밥 우드워드,만약 당신이 투표를 한 뒤 집에 돌아왔는데 엉터리 같은 투표용지 때문에 엉뚱한 사람에게 투표하게 된 것을 알았다면 소송을 낼 만큼 화가 나지 않겠는가.

▶우드워드=바보 같은 투표 용지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면 화가 날 것이다.하지만 소송을 낼 만큼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킹=어느 후보가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이기지만 전체 득표수에서는 지는 상황이 되면 여러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가.만약 그가 대통령이 되어 어떤 정책을 둘러싸고 찬반논란이 있을 때 “더 많은 국민이 당신이 아닌 상대 쪽을 지지했다”는 주장이 나오면 어떻게 되는가.

▶미첼=득표에서는 졌지만 선거인단을 더 얻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그것이 현실이다.나는 그것보다는 오히려 완전히 양쪽으로 갈라진 의회의 대립이 더 걱정된다.

상원에서 공화당 대 민주당은 50석 대 49석이다.현재 부재자 개표가 진행 중인 워싱턴주에서 공화당이 한 석을 더 얻어도 51대 49다.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힘이 실리려면 상원에서 60표 정도는 얻어야 한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대당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리=김진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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