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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훈 대표 "개혁고삐 더 바짝 당겨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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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경제상황이 어려울수록 개혁의 고삐를 더욱 바짝 당겨야만 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변혁과 창조에 따르는 시련과 고통" 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총체적 국가위기' 와 '비상내각' 을 주장했던 것과 정반대의 인식이다. 한빛은행.동방금고 사건과 대북정책에서도 두사람의 시각차는 뚜렷했다.

◇ 민심 감안한 세번의 사과〓徐대표는 어려운 경제상황과 금융감독원 비리사건.의약분업사태에 대해 "송구스럽다" "사과드린다" 는 표현을 썼다.

당 고위 관계자는 "잇따른 국정난맥상으로 민심이 악화된 현실을 감안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徐대표는 의약분업과 관련, "어느 정부가 됐건 언젠가는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정책" 이라고 주장했다. 연설문 작성을 주도한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의 의지가 깔려 있었다.

徐대표는 또 야당에 '정쟁 중단' 을 제안하면서 대야(對野)비판의 톤을 낮췄다. 徐대표는 연설문 초안에 "야당이 국정감사장을 '유언비어 유포장' 으로 전락시켰다" 고 돼있던 대목을 "야당이 국정감사와 상관없는 소모적 정쟁을 벌였다" 로 수위를 조절했다.

야당의 정치공세를 '개탄한다' 는 단어도 '우려한다' 로 바꾸었다. 徐대표는 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제3당의 현실적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며 국회법 개정을 제안했다.

그러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연설문을 꼼꼼히 읽는 모습이었다.

◇ 예고되는 '고강도 사정' 〓徐대표는 동방금고 사건을 언급한 뒤 "사회지도급 인사의 책임의식과 도덕성이 강화되는 풍조를 만들겠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정(司正)당국에 '강도높은 사정' 을 주문했다. 공직자윤리법 개정.반부패기본법 제정도 거론했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공직사회는 물론 사회 각 분야의 기강확립이 필요하다는 여권 핵심의 의지가 반영된 발언" 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에 국정장악력을 높이려면 공직사회의 헝클어진 분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徐대표는 또 "부실기업 경영주에게 기업부실의 책임을 철저히 묻는 등 경제윤리를 확립하겠다" 고 말했다. 기업가는 망해도 기업은 살리는 전통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양수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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