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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학] 개인탐구보다 직책연구로 확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미국은 전직 대통령들은 물론 그 보좌관들의 '이후' 활동이 두드러진 나라다. 회고록도 쓰고 강연회도 하고 대학 강단에도 선다.

그런 바탕에서 '대통령학(Presidential Studies)' 이 발달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 연구로 유명한 리처드 뉴스타트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이다. 매년 대통령학에 관한 좋은 책에 수여되는 뉴스타트상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최근 미국의 대통령학은 특정 대통령 개인의 인격과 성격뿐 아니라 대통령실과 행정부를 포함한 대통령부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과정 등 점차 제도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다.

80년대 말 한 학자는 '1.10+0.15×집권기간(연수)+0.21×전쟁기간(연수)+1.44×스캔들(횟수)+0.73×암살(0 또는 1)+0.87×전쟁영웅+0.26×지적능력(0 또는 1)+e(오차)' 라는 '대통령의 위대성 산출 방정식' 까지 만들며 일반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대통령학은 말 그대로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대통령의 통치이론.보좌조직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유럽에선 대신 '수상학, 총리학' 이 발달했다.

국내 대통령학은 그에 비해 아직 초보 단계다. 예일대 박사 출신으로 저명한 미국의 대통령학자 제임스 바버의 제자였던 이종률 통일시대연구소 이사장이 초기 개척자로 볼 수 있지만 본격적인 연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비교적 대통령학 연구가 미미한 것에 대해 고려대 함성득 교수는 "전문가가 될 만하면 정치권에서 부르거나 본인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기 때문" 이라고 지적한다.

97년 대선을 앞두고 고려대와 연세대에 '대통령학' 이라는 정식 교과목이 학부과정에 개설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나온 관련 서적으로 중앙대 구광모 교수가 80년대에 쓴 '대통령론:지도자의 개성과 유형' (고려원), 김충남 전 외교안보원 교수의 '성공한 대통령 실패한 대통령' (둥지, 92년), 최평길 연세대 교수의 '대통령학' (박영사, 98년), 함성득 교수의 '대통령학' (나남출판, 99년)과 '한국의 대통령과 권력' (나남출판, 2000년) 등이 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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