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리콜 2년 끈 미쓰비시와 달리 대응 빨라 재기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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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이번 도요타의 대량 리콜이 ‘품질 제일’이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준 것은 분명하지만, 수습 여하에 따라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조사기관 CSM월드와이드의 가키시타 히로무(54·사진) 일본 대표는 31일 “도요타의 리콜은 2000년대 이후 급속하게 글로벌 생산을 확대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0년부터 일본 최대의 자동차 시트업체인 가와시마오리모노에 근무하면서 9년간 도요타에 납품을 담당해 오는 등 22년간 부품업체에서 일하다 2002년 현재 회사에 합류했다.

가키시타는 “일본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사건이 불거진 뒤 3∼4개월이라는 이른 시간 안에 대규모 리콜이라는 의사결정이 내려졌다”며 “더 이상 리콜이 확대되지 않고 다른 결함에 대한 은폐가 없을 경우 기존 고객들은 ‘도요타는 소비자의 지적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신뢰를 주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0년대 후반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는 미국에서 리콜을 은폐하고 2년간 질질 끌다 결국 회사마저 부도 위기로 몰렸었다. 도요타가 아닌 다른 일본 기업이었다면 판매 중단과 공장 가동 중지를 수반하는 광범위한 리콜에 최소 반 년 이상 걸렸을 것이라는 게 가키시타의 분석이다.

그는 “도요타는 지난해 창업 일가인 도요다 아키오가 사장에 복귀하면서 무조건 적자를 탈출해 성공시켜야 하는 강박 관념에 쫓기고 있는 것도 리콜 대응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 판매 회복에 대해 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자동차 판매 붕괴는 2012년이 돼야 2007년 판매분인 6860만 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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