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PS서 곰만 만나면 혼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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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001년하고 어쩐지 비슷하네." "그땐 방심해서 그런 거고. 이번엔 이겨야지." "그래! 질 이유가 없잖아."

지난 9일 밤 대구의 한 식당. 프로야구 삼성의 선동열 수석코치와 한대화.박흥식 타격코치가 식사를 하며 나눈 이야기다. 플레이오프 상대가 두산으로 결정된 직후였다.

'기아가 올라왔으면 한결 편했을 텐데…'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세 코치는 머리를 맞대고 '곰 사냥 작전'을 세우는 데 열중했다.

삼성 입장에서 두산은 까다로운 상대다. 일단 올 정규 시즌에서 8승1무10패로 뒤져있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에이스 배영수를 내고서도 0-7로 완패한 기억은 쓰라리다. 13일 대구 1차전 선발투수도 배영수로 예고된 상태다.

포스트 시즌 역대 전적에서도 6승1무10패로 밀린다. 2001년에는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한국 시리즈에서 두산에 2승4패로 우승반지를 빼앗긴 경험이 있다.

당시 3위였던 두산은 준 PO에서 한화에 2연승을 거뒀고, PO에서도 현대를 꺾었다.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다. 두산 양승호 수석코치도 "부담없이 매 경기에 충실하다 보면 2001년 같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삼성도 믿는 구석이 있다.

첫째, 안정된 투수진. 배영수-호지스-김진웅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전천후 잠수함' 권오준, 그리고 특급 마무리 임창용까지 빈틈을 찾기 힘들다. 레스-박명환의 두산 마운드도 강하지만 조직력에서 역시 삼성이 한 수 위다.

둘째는 달라진 분위기. 2002년 한국 시리즈 우승으로 큰 경기에 약한 약점을 완전히 극복했다. '우승 맛'을 아는 팀이 된 것이다. 정신력이 절반인 단기전 승부에서는 중요한 요소다.

박흥식 코치는 "두산이 껄끄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도 변했기 때문에 나쁜 기억은 잊으려고 한다"며 "오히려 '이번에는 두산을 넘는다'라는 각오로 선수단이 똘똘 뭉쳤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남궁욱 기자

***플레이오프 입장권 예매

프로야구 삼성-두산 간 플레이오프 1, 2, 3차전(13, 14, 16일) 입장권 판매가 11일 시작됐다. 전화(1588-7890)와 인터넷(www.ticketlink.co.kr)으로 예매할 수 있으며 대구구장에서는 11, 12일과 경기 당일 오후 3시부터, 잠실경기장에서는 16일 오후 2시부터 표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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