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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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이투스·청솔교육컨설팅 이사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시작의 중요성이다. 흔히 우리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로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가장 중요한 첫 단추는 입시고,그 시작은 2월이다.

입시란 자신이 목표로 하는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치러야 할 경쟁을 의미하고 그를 위한 시험을 말한다. 특목고든 대학이든 아니면 회사에 취직하기 위한 것이든, 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어가기 위해 수능·면접·서류평가·논술 등의 시험을 치른다.

그런 것들에 대한 준비가 2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2월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요소가 많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어떤 목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 이것은 질적 전환을 위한 예비적 단계이며 자신이 나아갈길을 보다 구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재수생을 제외하고 모든 재학생들은 온전하게 3개월 이상의 양적 축적을 통한 학습 성과를 이루기 어렵다. 즉 늘 학습의 단절을 경험한다는 뜻이다.

재학생은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수능학습에만 전념하기 어렵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학교 내신 시험도 치러야 하고 학교의 각 행사에도 참여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재학생은 학습과정에 있어서의 단절을 끊임없이 경험할 수밖에 없다.

예비 고3학생들이 지속적인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1월부터 3월까지다. 그런데 대부분의 예비 고3 학생들이 2월이 되면 학습의 연속성을 지켜내지 못한다.

구정 연휴 기간도 있고, 개학이라는 새로운 환경도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많은 학생들은 겨울 방학을 통해 세운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게 되거나 자신의 약점을 제대로 찾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고, 결과적으로 입시 일정에 쫓기게 된다. 한 마디로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하고 새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세운 목표 점수를 이뤄내지 못하고 좌절을 반복하게 된다.

2월은 자신이 갈 방향성의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다.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하고 자신의 목표 의식을 분명히 해야 하는 때다. 대부분 학생에게 이 시기에 대학을 왜 가려고 하냐는 질문을 하면 “그냥, 가야하니까”식의 당위적인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목표 의식이 없게 되면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목표가 뚜렷하게 세워진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의 집중력은 큰 차이를 보인다. 내가 왜 책상에 앉아있는지, 내가 하는 공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자신이 목표하는 대학이 어디인지, 보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인생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새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 유치한 이유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왜 대학을 가고자 하는지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목표의식이 분명하지 않다면 혼자서 고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열고 주변의 조언을 구해 뚜렷한 목표를 정립해야 한다. 이것이 성공적인 입시전략의 출발점이자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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