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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246개 지자체 청사 작년 1인당 에너지 사용량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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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기도 용인시는 2005년 2000억원 가까이 들여 최신식 청사를 지었다. 지상 16층, 지하 2층에 연면적 4만4800㎡ 규모였다. 건축 당시부터 ‘호화 청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용인시는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를 내다본 건물”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에너지도 펑펑 썼다. 직원 1인당 에너지 사용 효율이 전국 246개 기초·광역 자치단체 중 꼴찌로 나타난 것이다.

행정안전부와 지식경제부가 31일 발표한 ‘2009년 지자체 청사 에너지 사용량 조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용인시청에 근무하는 1100여 명의 공무원은 지난해 1인당 3375㎏의 에너지(전기·가스 등 각종 연료 소비량을 석유로 환산한 양)를 사용했다. 전국 246개 자치단체 청사 평균치인 989㎏의 3.4배, 2006년 일본의 공공부문 1인당 에너지사용량 831㎏의 네 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대해 용인시 회계과 최낙기(42)씨는 “본청 외에 붙어있는 청소년수련관·의회·노인복지관·보건소·문화예술원 등이 사용한 에너지까지 계산한 값”이라며 “2008년보다는 에너지 소비량을 5.4% 줄였다”고 주장했다. 행안부 구본근 회계공기업과장은 “용인시는 주민 이용공간의 에너지 사용량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자치단체보다 사용량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인근 이천시도 382억원을 들여 지상 9층, 지하 1층의 청사를 2008년 4월 준공했다. 새 건물이지만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2198㎏이나 됐다. 더욱이 지난해는 2008년에 비해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20.5%나 늘었다.

이 두 곳뿐만 아니라 2005년 이후 완공된 경기도 광주시와 강원도 원주시, 충남 천안시 청사도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신축 청사가 ‘에너지 먹는 하마’인 셈이다. 행안부 구 과장은 “자치단체들이 대형 청사를 지으면서 외관만 강조하고 단열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통유리 외벽에다 1층 로비의 천장이 높아 에너지 효율이 낮다”고 말했다.

246개 청사 전체로도 2008년에 비해 지난해 에너지 소비가 5.6% 늘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공공건물 에너지 사용 점검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키로 하고,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강찬수·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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