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이사장 40%가 대물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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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4년제 대학 법인의 이사회에 속한 이사 4명 중 1명은 이사장의 친인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친인척에게 이사장이 대물림된 재단은 1백22개 중 49개인 40.1%였으며, 전문대 운영재단의 경우 세습 비율이 더 높아 51.9%로 조사됐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덕성여대.서남대.그리스도신학대 등 3개 분규사립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대학 총장과 재단 관계자 24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사학의 족벌 운영체제 문제가 집중 추궁됐다.

민주당 이재정(李在禎).임종석(任鍾晳)의원은 "덕성여대는 모자세습(송금선→박원국), 형제세습(박원국→박원택)에 이어 부자세습(박원택→박상진)으로 이어져 온 전형적인 박씨 중심의 족벌 체제" 라며 "10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덕성여대 분규의 원인도 여기에 있다" 고 지적했다.

李의원은 "현 재단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이강혁 총장과 이사진은 퇴진하고 교수협의회 교수들은 즉각 교단으로 돌아가야 한다" 고 촉구했다.

전북 남원 서남대에 대해서는 학교 재단의 세습 구조 이외에 학생 등록금으로 땅 투기와 학교 확장을 일삼아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은 "5개 학교 법인을 소유한 이홍하(李洪河)씨가 학교 이전 추진과정에서 등록금 횡령 혐의로 구속됐으면서도 대학 운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정숙(金貞淑)의원은 "교육부는 서남대의 학교 이전을 승인한 것은 물론 이전학교의 개교 시기를 연장해줬고, 최근엔 경기도 화성에 설립한 신경학원에 대해 대학설립 인가를 내줬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모른다" "사실과 다르다" 로 일관했다.

한나라당 황우려(黃祐呂)의원은 "전창선 전 이사장이 김진건 총장을 세차례나 일방적으로 직위해제하고 세차례 해임했다" 며 이사진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설훈(薛勳)의원은 "현 이사진은 동향출신이거나 같은 친교단체에 속하는 등 동일 이해집단" 이라며 "특정 교회를 중심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이사회는 온정주의 성격 때문에 제 기능을 할 수 있겠느냐" 고 추궁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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