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하워드 호주 총리 총선서 대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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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존 하워드(65.사진) 호주 총리가 4기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하워드 총리의 집권 자유국민연합은 9일 실시된 총선에서 하원 150석 중 최소 86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선데이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이는 2001년 총선 때보다 5석이 늘어난 것이다. 마크 래덤(43) 당수가 이끄는 노동당은 3년 전보다 5석 준 60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워드 총리의 대승은 예상 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이라크전을 주도한 미국.영국.호주 3개 주축국에 대한 공동 평가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최근 들어 이라크전에 대한 정당성 시비가 격화되고 전황이 악화하면서 호주군 900명의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하워드 총리는 선거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6주간 하워드 총리는 직접적으로 이라크전에 관한 질문을 받지 않는 한 먼저 나서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정도로 수세적이었다. 한때는 여론조사에서 래덤 노동당 당수보다 뒤지기도 해 연임 자체가 불투명하기도 했다. 래덤은 집권할 경우 올 성탄절까지 이라크 파병 호주군을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하워드 총리는 승리가 확정되자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을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호주가 국제적으로 존중받고 있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이라크전 결정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호주 총선 결과가 미국의 11월 대선과 내년 영국 총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언론들은 호주의 안정된 경제가 하워드 총리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워드 총리가 집권해온 9년 동안 호주 경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해 왔으며 실업률은 사상 최저수준, 물가상승률은 2% 미만을 기록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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