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공단 뻘서 환경호르몬 다량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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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내 임해공단 연안의 뻘과 홍합에서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바다가꾸기실천운동시민연합(바실련.상임의장 崔鎭浩 부경대 교수)의 '우리나라의 바다오염 지도' 보고서에서 나타난 사실이다.

바실련은 지난 3~4월 임해공단 연안 17곳과 가두리양식장 연안 3곳 등 전국 20곳에서 퇴적물(뻘)과 홍합을 채취, 분석한 결과 외국 오염 연안에 비해 월등히 높은 농도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고 29일 밝혔다.

전국 임해공단 연안에 대한 종합적인 환경호르몬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용 오염 방지 페인트에 포함돼 어패류 치사나 불임.기형 등을 유발하는 트리뷰틸주석(TBT) 등 유기주석화합물이 모든 조사 장소의 퇴적물과 홍합에서 검출됐다.

가장 오염이 심한 남해안의 경우 조선소가 있는 거제 연안에서 퇴적물 g당 최고 3만3백10ng(나노그램.10억분의 1g), 부산 연안에서는 2만7천8백50ng의 유기주석화합물이 검출됐다.

동해 울산 연안에서도 4천3백50ng이 검출됐으며 서해안은 8~85ng으로 측정돼 상대적으로 오염이 덜했다.

이같은 뻘의 오염도는 일본 도쿄만(10~69ng).오사카만(24~3백89ng), 미국 동해안(2~2백40ng)등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또 변압기 절연액이나 윤활유.콘덴서 등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페닐(PCB)은 부산 연안에서 3백55ng, 거제 연안에서 1백17ng까지 검출됐'으며 홍합에서도 g당 33ng까지 검출'다.

바실련측은 보고서를 통해 "연안의 환경호르몬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장폐수 유출과 폐자재의 바다 투기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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