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 의 밑천이 드러났다.천운으로 오른 4강이었지만 결승까지 올라가기에는 한국 대표팀은 가진 게 너무 없었고 한국 축구의 미래에 고민만 남겼다.
한국이 26일 밤(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안컵 축구대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준결승에서 후반 알 메샬에게 6분만에 두 골을 허용, 1 - 2로 패했다.
사우디는 5회 연속 결승에 진출해 중동 최강임을 입증했고 한국은 일본-중국전 패자와 29일 오후 10시5분 3~4위전을 갖는다.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로 끝나버린 경기. 한국의 패스는 부정확했고 공격수의 움직임은 밋밋했다.
이동국(포항).유상철(요코하마 매리너스)을 투톱에 내세우고 윤정환(세레소 오사카)에게 플레이 메이커를 맡긴 한국은 전반 8분만에 네개의 슈팅을 날리는 등 적극 공세로 나섰다.그러나 문전에서의 마지막 패스가 정확하지 못해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중반을 넘기면서부터는 주도권이 사우디로 넘어갔다.사우디는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드리블 돌파로 찬스를 노렸으며 알 테미야트의 오른쪽 돌파가 먹히면서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21분에는 오른쪽 코너킥을 받은 알 와카드가 헤딩슛, 골키퍼 이운재가 가까스로 쳐내 한국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3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동국이 골키퍼가 전진한 틈을 노려 로빙슛을 날렸으나 아시아 최고의 골키퍼 알 데아이의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후반 8분 윤정환을 빼고 노정윤(세레소 오사카)을 투입, 활기찬 플레이메이킹을 기대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급격히 기동력이 떨어지면서 사우디에 일방적인 공격을 당했고 결국 후반 30분 한 골을 허용했다.
오른쪽을 돌파한 아메드 두키의 센터링을 알 메샬이 골지역 정면에서 헤딩 슛, 한국 골문을 열었다.
한 골을 허용한 뒤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35분에는 알 사크리의 중거리슛이 크로스 바를 때렸고 36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은 알 메샬이 골키퍼까지 제치고 쐐기골을 넣었다.
한국은 종료 1분전 이동국의 헤딩골로 가까스로 자존심은 지켰으나 때가 너무 늦었다.
정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