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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초점…과기정통위] 여야 "한국통신 경영 한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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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국정감사에는 이계철(李啓徹) 한국통신 사장이 나왔다. 여야 의원 모두 한통의 '엉망상태 경영' 을 지적하면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위험수위를 넘었다" 고 꾸짖었다.

"공기업의 부작용이란 부작용은 모두 갖춘 방만한 경영" (한나라당 崔秉烈의원), "지금과 같아선 세계 통신시장에서 20위 통신사업자란 현실을 넘어서지 못할 것" (민주당 金榮煥의원)이란 질타가 나왔다.

李사장은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질 때마다 "노력하겠다. 시정하겠다" 고 번갈아 해명했다. 주먹구구식 투자부터 문제가 됐다.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의원은 "시티폰.폴란드 무선호출사업 등 국내외에 6천6백억원을 투자한 사업이 중단되거나 적자를 보고 있다" 며 "여의도 멀티미디어 사업의 경우 47억원짜리 장비를 단돈 5만원에 매각했다" 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형오(金炯旿)의원도 "미국에선 1990년대 초부터 사양길로 접어든 비대칭초고속통신망(ADSL)사업에 한통은 올해 들어 6천3백억원을 투자했다" 고 따졌다.

민주당 김효석(金孝錫)의원도 "한국통신의 1인당 매출액은 2백2만원으로 데이콤의 3백4만원, NTT의 4백7만원, AT&T의 5백96만원에 비해 취약한 상태" 라고 지적했다.

"이런 한심한 상황에서도 임직원들은 호주머니를 채우기에 급급했다" 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형오 의원은 "97년에 비해 지난해말 직원은 1만2천여명(20%)이나 줄었는데도 인건비는 오히려 4천7백억원(22%) 늘었다" 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희선(金希宣)의원은 "한통은 임직원 명예퇴직자들에게 한통프리텔주를 특혜 매각해 사실상 1조원대의 차익을 남기게 했다" 고 주장했다.

예산집행의 문제점도 거론됐다. 최병렬 의원은 "연구활동비 중 17억2천만원을 단란주점 주대(3억4천만원) 등에 전용했다" 며 "현장 직원들은 지하 맨홀로, 고위관리직은 지하 단란주점으로 갔다" 고 꼬집었다.

김진재 의원도 "한통 법인카드 사용액 중 단란주점 주대가 19억원이며 사우나.골프장.안마시술소 이용료도 포함돼 있다" 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의원도 "공기업 중 유일하게 노벨평화상 수상 환영 광고를 하느라 2억8천만원을 썼다" 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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