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동산시장 긴급진단] 불황에도 틈새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상품이 있다.

상품별 차별화가 심해지자 안전하면서 고정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에 소비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부동산 뮤추얼펀드로 불리는 부동산투자신탁(리츠 : REITs)상품. 국민은행이 7월 이후 내놓은 '빅맨 부동산신탁 1~4호' 는 순식간에 팔렸고 이 상품이 붙은 아파트도 분양이 잘됐다.

지난 9월 초 나온 서울 송파구 문정동 대우아파트는 경쟁률이 12대1이었으며, 문래동 현대 홈타운은 청약 첫날 최고 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호인 경기도 용인시 죽전 7차 현대 홈타운 아파트 7백59가구 역시 업계의 우려 속에서도 지난주 3순위에서 거뜬히 청약을 마감했다.

용인 일대 분양경기가 완전히 얼어 붙었고 시공사인 현대건설마저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도 분양이 마감돼 리츠의 인기도를 방증했다.

국민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금융권이 투자한 아파트라는데 소비자들이 믿음을 가진 때문" 이라며 "최근의 아파트 분양 불경기를 헤치는데 신탁상품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고 풀이했다.

이에 힘입어 하나은행은 이달 말 경기도 군포시 당동에서 분양하는 쌍용아파트 2백34가구에 '하나은행 부동산신탁1호' 를 내놓았고 평화.조흥은행 등도 비슷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소규모 주택임대업도 각광받는 투자상품. 지난 5일 마감된 서울 홍제동 삼성래미안 14평형은 1순위에서 7.5대1로 마감됐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소형아파트는 재테크에 도움이 되지 않아 대부분 미분양됐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세수요가 늘고 월세 수익률도 좋아져 역세권 소형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상계동 20평형 대 아파트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85%를 웃돌자 수요가 늘면서 꾸준한 상승세다.

상계동 럭키공인 박하순 사장은 "전셋값이 올라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에다 월세를 노린 소형아파트 매매 발걸음이 늘면서 가격이 올 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 전했다.

20평형 대 안팎의 주거용 오피스텔도 덩달아 인기다. 사무실 수요에다 주거수요까지 겹쳐 올해 분양된 역삼동 대우 디오빌.신촌 현대 벤처빌.서초동 삼성 유니빌 등은 불티나게 분양됐고 지금도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낡은 주택 등을 개보수하는 리모델링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값이 오르기를 마냥 기다리는 대신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황성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