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름다운 동행] 개인택시 기사 모임 강서까치봉사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아이고, 저 하늘 좀 봐. 곱네, 고와."

"벌써 단풍이 드네."

8일 오전 11시30분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에 위치한 남태령 고갯길. 서울 방향에서 일렬로 나타난 30여대의 택시가 눈부신 가을 햇살 아래 고갯길을 내달렸다. 그렇지 않아도 모처럼의 드라이브에 흥분된 '승객'들은 바깥 풍경을 보며 또다시 감탄사를 연발했다.

▶ 서울 강서구 개인택시 기사들이 8일 서울시청 앞에서 혼자 사는 노인 등과 함께 택시 옆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안성식 기자

서울 강서구의 개인택시 기사들로 이뤄진 '강서까치자원봉사대'가 저소득층 노인과 장애인들을 태우고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나들이 가는 길이었다. 대한성공회 나눔의 집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서울 노원.관악.성북구에 사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90여명이 참가했다. 각 지역 나눔의 집에서 서울시의회 앞으로 집결한 뒤 까치봉사대의 차량에 옮겨타고 출발한 이들은 남태령의 한 식당에서 불고기 등으로 점심을 먹고 서울대공원에 도착했다.

이들은 까치봉사대 및 나눔의 집 자원봉사자의 안내로 돌고래 쇼 등을 관람하며 나들이를 즐긴 뒤 오후 5시쯤 다시 까치봉사대의 차량으로 편안하게 귀가했다.

김형선(75) 할아버지는 연방 "신기하다"며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시각장애 1급인 노재수(57)씨도 "오랜만에 맑은 공기를 마셔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까치봉사대의 박형균(58) 대장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면서도'쉬는 날 이렇게 고생하게 만들어 어떡하느냐'고 미안해 하셔서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고 말했다.

까치봉사대는 1996년에 창단된 강서구의 대표적인 봉사단체. 주로 관내에 사는 장애인이나 독거노인, 저소득 가정 환자들의 통원치료를 도와왔다. 현재 85명의 대원이 3개 조로 나눠 매일 평균 7~8명을 병원에 데려다 주고 있다. 강서구에선 노란 조끼와 비상 전광등, 그리고 사무실 등을 제공해 활동을 지원해준다.

한편 11일 본지 주최로 일주일간 열리는 제11회 전국자원봉사 대축제에서도 이처럼 몸이 불편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캠페인에 많은 단체가 참가한다.

서울 양천구의 '목동종합사회복지관'은 13일 저소득층 어르신 40명을 모시고 과천 서울랜드에 나들이를 가고,'한빛종합사회복지관'은 16일 30여명의 청소년이 관내 저소득층 노인과 장애인을 인근 공원에 산책시켜드린다. 또 경기도 성남시의'사랑의 봉사회'는 13일 관내 130여명의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포천 일동지역의 온천장에 목욕 나들이를 다녀올 예정이다.

김정수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