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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국감 출사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18일 "정말 야당으로서 잘해달라" 고 말했다. 국회 총무단.상임위원장.간사 등 소속 의원 40명이 모인 자리에서다.

李총재는 "최근 야당답지 않은 태도가 있어 국민에게 실망을 주었다" 며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신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이 야당성을 의심받게 된다" 고 강조했다.

◇ "야당성 강조"=李총재의 발언은 이틀 전 재경위에서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증인채택을 끌어내지 못한 데 대한 "야당성으로 무장하라는 질책과 독려" 라고 측근들이 전했다. 이 일로 한나라당은 '이면합의설, 야당 포기' 라는 따가운 시선에 시달린 바 있다.

비슷한 시간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도 마무리 국감대책을 주문했다. 徐대표는 "정쟁(政爭)이 아닌 정책대결의 장으로 만든다는 원칙에 따라 국감활동을 펼쳐달라" 고 주문했다.

이처럼 여야는 16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국회 제1당 위치를 부각해 정국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개혁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관료들을 독려하겠다는 각오다.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은 "찬성할 것은 찬성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겠다" 고 말했다.

◇ 팀플레이 경쟁=한나라당은 정부의 실정(失政)을 부각해 '노벨평화상 수상 및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공적자금▶대북사업▶선거사범 편파 수사 및 한빛은행 부정대출▶의약분업▶금융 구조조정을 '5대 쟁점' 으로 규정, 추궁키로 했다.

특히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한 추가폭로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국감상황실과 긴밀한 연락체제를 갖춰달라" 고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는 "국감을 경제회생의 디딤돌로 만들겠다" 며 "근거없는 폭로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공세에는 중앙당 차원에서 대응하고 '한건주의식' 폭로를 피하기 위해 상임위별 팀플레이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국회 교육위 민주당 의원들은 5백쪽 분량의 공동 정책자료집을 마련한 뒤 의원들이 주제별로 역할분담하는 방식으로 국감에 임하기로 했다.

자민련은 17개 위원회에 1명씩 분산돼 있는 의원들을 캐스팅 보트로 활용해 존재가치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이양희(李良熙)총무 주재로 회의를 열고, 대북사업.공적자금.의약분업, 한빛은행 대출외압 및 선거비 실사개입 의혹을 4대 초점으로 분류했다.

최상연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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