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경험, 여수와 나누고 싶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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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해외 도시와 주제를 공유하고, 국제문제와 함께하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상하이(上海) 엑스포 조직위원회의 저우한민(周漢民·53·사진) 부주임(부위원장격)이 2012년 여수 엑스포 성공을 바라며 건넨 말이다. 그는 상하이 엑스포 100일을 앞두고 열린 상하이-홍콩-뉴욕 도시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홍콩을 찾았다. 포럼은 3개 도시가 ‘세계 도시화’라는 주제를 공유하고 이에 따른 각종 문제점을 논의해 그 결과를 상하이 엑스포에 반영하자는 취지다.

중국 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이기도 한 저우 부주임은 엑스포 총 설계사로 통한다. ‘더 행복한 도시생활(Better City, Better Life)’라는 엑스포 주제도 그가 주장해 채택됐다. 세계 각국이 공동으로 고민하는 도시화 문제를 공론화해 엑스포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었다. 엑스포가 단순히 국가나 기업 홍보에 머물러서는 세계인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상하이 대외무역학원을 졸업한 무역법률 전문가다. 세계무역기구(WTO) 중국 협상전략을 짜는 대표 브레인으로도 활약했다.

“중국은 도시화 비율은 50%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도시화도 갈수록 심각합니다. 그러나 도시화에 수반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시민들의 생활은 더 불행해 집니다. 상하이 엑스포는 이 같은 문제를 세계인들과 같이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는 장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엑스포 기간 중 조직 위는 100여 가지 각종 행사와 포럼 등을 통해 도시화 심각성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논의토록 할 예정이다. 물론 엑스포 관심은 도시화 문제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지구촌 화두인 환경문제는 엑스포의 출발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체 엑스포 행사장의 37%가 녹지로 구성됐고 모든 시설의 절반 이상이 절전형으로 설계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티 지진문제도 고려 대상이다. “이미 시 정부 측에서 아이티 국가관 마련을 고려 중입니다. 아이티 국민들이 지진으로 집을 잃었지만 상하이 엑스포에는 아이티라는 국가의 집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 이재민들이 힘을 냈으면 합니다.”

그는 2년 뒤에 열리는 여수 엑스포도 단순한 국가나 기업홍보 차원을 넘어 세계적 이슈를 잡아 이를 엑스포와 조화시키는 아이디어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조직위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하이 엑스포 경험을 여수 엑스포와 공유해 보다 나은 지구촌 경제와 인문 축제가 됐으면 합니다.”

5월 1일 개막해 10월 말까지 계속되는 상하이 엑스포는 21일 현재 192개 국가와 50개 국제기구 참가가 확정됐다. 인터넷 상하이 엑스포에도 220개 세계 각국 단체와 기업들이 참가를 신청한 상태다.

조직위 측은 5개월의 행사기간 중 700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 모두 450억 위안(약 7조6000억원)을 쓰고 갈 것이라도 예상하고 있다. 엑스포 기간 중 세계 각국 문화 공연 등 각종 행사만 2만여 건이 예정돼 있고 이를 관람하기 위한 입장권은 1800만 장이 팔렸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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