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나무를 심지만
사랑에 눈뜬 사람은 더욱 흔들리는 나무를 심어,
한갓진 개울에 가거나
억새풀 우거진 오솔길 또는
어둠들이 쌓이는 산이나 바다
어디에 가든
그곳은 사랑의 마음을 아는 듯
어제의 생각을 눕히고
흔들린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허공에 떠있는 구름처럼 흔들린다
그렇다.
사랑에 눈뜬 사람은
가슴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도
바람을 일으킨다
산천이 흔들린다
- 김연균(58) '나무'
어찌하면 나도 사랑에 눈을 뜰거나. 사랑에 눈을 떠서 흔들리는 나무를 가슴에 심어 바람을 일으킬거나. 나무를 산에 들에 심는 줄만 알았더니 누구나 가슴에 심는 다는 말, 처음 들어도 그 뜻 어렴풋이 알겠네만, 나무 심는 법도, 사랑에 눈 뜨는 법도 덩달아 배울 수 있었으면.
이제 개울가나 산 모롱이에서 흔들리는 나무를 보면 나는 그대가 가슴에 심은 나무인줄 알겠네.
이근배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