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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MB·박근혜 직접 만나서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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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원로 10인의 세종시 해법

무조건 안 된다고 해선 해결책 없어 원칙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신안을 상당히 바람직하게 본다. 행정부가 나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신안은 상당히 충청권을 위해 애쓴 것으로 보인다. 원안 사수는 전혀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인데 무조건 안 된다고 해선 해결책이 없다. 세종시 문제로 국민투표까지 하는 것은 이상하다.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없으면 국회 활동이란 게 성립될 수 없다. 양보할 것은 양보해서 절충안을 결정해야 한다.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

원안 불가 납득되도록 기다려야  서울이 번영을 나눠주더라도 행정을 내줄 수는 없다. 순리로 돌아가야 한다. 세종시 원안대로 갈 수 없다는 점을 납득하도록 기다리는 게 어떨까 싶다. 사람들이 나라의 장래, 미래의 청사진을 염두에 두고 행정이 지방도시로 갈 수 없다는 점을 깨닫기를 기다려야 한다. 세종시 주민들이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격조 있는 도시를 만들기 바란다. 국민투표 같은 방법을 통해 원외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도 좋겠다. 김남조 국민원로회의 의장

100년·200년 뒤를 내다봐야  상식에 입각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아무리 통신이 발달해도 대통령과 장관은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 여야 모두 눈앞의 이익보다는 100년, 200년 뒤를 봐야 한다. 모두 국가의 앞날을 내다보고 우리 자식들에게 플러스가 되도록 한다는 생각을 하면 거기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자세만 있으면 세종시 문제를 오래 끌 일도 없을 것이다.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합의해 나가면 절차상의 문제는 풀릴 것으로 본다. 노신영 전 국무총리

국회 토론 벌여 국민이 판가름하게  세종시 논쟁은 정치 게임이 돼 버렸다. 찬반 세력들은 자기 주장만 해선 안 된다. 새로운 국민적 통합의 계기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국민들이 보고 듣는 가운데 토론을 벌여 국민들이 판가름 내게 해야 한다. 이런 공론의 장을 만들 수 있는 곳은 국회 말고는 없다. 공론의 형식은 정당 간 대화도 있을 수 있고, 필요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만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시간을 좀 더 갖는 게 필요하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단기·정파·지역적 이해서 벗어나야  세종시 원안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무효화하고 원상복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옳다. 원안을 지지하는 그룹은 특정 지역에 속한 경우가 많다. 도(道)의 이익만 보고 신안을 반대할 일은 아니다. 단기적·정파적·지역적 이해에서 벗어나 국론 통일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때다.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운영하는 태도가 난잡하고 법을 무시하는 모습이어서 유감스럽다. 국회부터 선진국으로 접근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박동진 전 주미대사

여당 일부와 야당 방관자로 둬선 안 돼  세종시 문제는 국가 발전 플랜의 일환으로 풀어야 한다. 낙후된 충청도·전라도를 중국 진출기지로 만들어야 한다. 세종시뿐 아니라 금강·영산강·새만금 등을 산업 벨트로 묶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행정 수도를 이전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 일부와 야당을 방관자로 둬선 안되며 MB정부는 연립정부 구상도 검토해야 한다.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

지금은 달아오른 상태여서 시간이 필요  대통령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설득에 앞서 상대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용상 신안에 찬성하면서도, 심정적으로나 정치적 이유로 반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세종시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이나, 청계천 건설 때 상인들을 수없이 만난 것이 좋은 예다. 지금은 달아오른 상태여서 시간이 필요하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냉각기 두고 국민들이 생각할 시간 줘야  세종시 문제를 화급하게 밀어붙이는 건 적당치 않다. 지금은 양쪽이 팽팽히 맞붙어 충청도민들을 흥분된 상태로 몰고 가고 있다. 찬반 양쪽이 다 일리가 있기 때문에 냉각기를 둬서 국민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이 문제는 국민투표로 해야 할 일도 아니고 인기투표로 해야 할 일도 아니다. 당사자가 아닌 다른 지역 사람들까지 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사결정에 익숙한 국회의원들이 해결해야 한다.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

언론은 양시·양비론 떠나 정론을  다른 나라는 공(公)을 앞세우지만 우리는 지역이든 집단이든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한다. 정치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문제가 복잡해지고 일이 악화되고 있다. 언론이 양비·양시론을 떠나 정론을 얘기해줘야 한다. 30~40년 전 정치와 비교할 때 요즘 정치인들은 대화력이 부족한 것 같다. 국민투표는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국제적 위상이 떨어지고 사회적 낭비도 클 것이다. 차하순 서강대 명예교수

통일 뒤 문제까지 고려해야  아무리 어려운 사회 문제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 해법은 있기 마련이다. 지역·정파·이념을 뛰어넘어 국민의 안위와 국가의 백년대계를 우선시하는 게 그것이다. 통일 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과학기술인들이 이번 신안에 불만을 토로할 수도 있지만 불평 없이 받아들이는 건 국가 발전의 대안이란 생각 때문이다. 세종시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회가 매듭지어야 할 문제다. 그래도 안 될 경우엔 국민이 결정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 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



전문가 10인의 세종시 해법

흠집내기식 싸움 땐 언론이 지적을  이미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 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최대한 빨리 정리하는 것이다. 싸우다 보면 상처만 더 커진다. 기간을 정해놓고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게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3월 국회까지 양측이 국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보고, 그때 표결을 통해 결과를 내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계속 서로 흠집내기식 싸움만 이뤄진다면 언론이 따끔하게 지적해줘야 한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정치권, 지방선거에 활용하면 안 돼  세종시는 원래 ‘원안(原案)의 행정 기능이냐, 신안(新案)의 교육·경제 기능이냐’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정치세력이 세종시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면서 극한 갈등을 낳고 있다. 정치권은 세종시 문제를 지방선거에 활용하려는 정략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국민통합의 과제로 다뤄야 한다. 정부도 기업·혁신도시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과 지방발전의 비전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정치학)

국민투표는 마지막 수단 돼야  세종시 건설처럼 10년, 20년이 걸리는 국가 중대사를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정부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과거 정부처럼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하려는 우를 다시 범해선 안 된다. 광범위한 여론 수렴과 생산적인 토론을 위해 ‘국민대토론회’ 같은 모델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국민투표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국론 분열 가능성이 크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법학)

토론·조정 거쳐 합의 모색해야  세종시 문제는 앞으로 갈등해결의 새로운 모델 케이스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이해당사자, 대립하는 정치세력들이 토론과 조정 과정을 거쳐 합의를 모색하는 길밖에 없다. 현재 세종시를 둘러싼 최대 갈등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두 국가 지도자 간의 대립이다. 두 사람의 갈등도 서로에게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직접 대화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영래 아주대 교수(정치학)

선과 악 ‘이분법적 사고’ 버려야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려면 서로를 선과 악으로 보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정치세력들이 원안은 무조건 고수한다거나 원안은 백지화하고 신안이라는 식에서 한 걸음씩 물러나야 충돌을 피할 수 있다. 국정 효율성과 국가균형발전의 가치를 서로 중재하는 ‘제3의 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미 일각에서 제안한 것처럼 내치를 담당하는 일부 부처가 내려가는 안도 있을 수 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

기대 이익 충족 여부로 판단을  도시 성격이 행정중심도시냐, 아니냐를 놓고 다툴 게 아니라 당초 해당 지역에서 기대했던 이익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잣대로 살펴야 한다.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종전보다 커졌는지, 아니면 작아졌는지를 꼼꼼히 분석하는 게 우선이다. 정치권은 세종시를 더 이상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원안과 수정안의 기대 이익과 차이점을 차분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박노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 분쟁해결연구소장

사회갈등 해소 시각으로 접근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계란 세례를 받더라도 충청 지역에 내려가 스킨십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좋은 것을 주는데 왜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할 게 아니라 당신들을 위해 내가 진짜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정부는 세종시 문제를 전 사회적인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모델로 삼을 생각을 해야 한다. 세종시에 뭘 내려 보내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갈등 해소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윤리교육)

공공시설 먼저 지어야 믿음 줘 도시를 제대로 개발하려면 개인들은 생업을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기업들은 이윤 창출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들어야 한다. 기업이나 개인의 투자를 이끌어 내려면 과학기술 연구나 비즈니스 센터 같은 공공시설이 먼저 건설돼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나 입주자들이 정부의 수정안이 이행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도시개발에 참여할 것이다.  온영태 한국도시설계학회장·경희대 교수(건축학)

낙후된 지역 균형발전 기회를  정부의 신안 공개로 충청권에서는 지지 여론이 올라갈지 몰라도 수도권인 인천 송도까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게다가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그런 불만들을 어젠다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결국 세종시 문제는 정치세력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는 국민, 서민들의 문제다. 그래서 정치적 타협보다 평소 수도권에 비해 낙후된 지역들에 균형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치학)

대통령과 총리, 흔들리면 안 돼  지금의 갈등과 소란은 겪어야 할 과정이다. 중요한 건 대통령과 총리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당분간 정치권의 ‘파워게임’이 진행되면서 시끄럽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의외로 빨리 잠잠해질 수 있는 문제다. 신안이나 구안이나 국가에 큰 부담을 주는 건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 정치권도 지금은 명분 싸움을 벌이지만 지방선거 기간에 돌입하면 달라질 것이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최정표 건국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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