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맛과 멋의 포항으로, 일본 관광객 줄잇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7일 포항을 찾은 일본 구마모토현 관광객 33명이 덕실마을 홍보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포항시 제공]

지난 7일 쾌속선을 타고 부산에 도착한 일본 구마모토현 관광객 33명이 포항을 찾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 맨 먼저 포항시청에 들러 한 명 한 명씩 모두 포항시의 홍보대사 위촉패를 받았다. 포항시가 사전에 명단을 파악해 만든 패였다. 이어 실개천이 있는 중앙상가로 이동해 루미나리에를 보고 죽도시장에서 과메기와 대게로 저녁을 먹었다. 다시 북부해수욕장으로 옮겨 포스코의 야경을 감상한 뒤 구룡포청소년수련관에서 하루를 묵었다.

일정은 강행군이었다. 일본 관광객은 다음날 오전 8시 전복죽으로 아침을 먹고 호미곶해맞이공원의 새천년기념관을 들렀다. 47채가 보존된 구룡포의 일본인 가옥 거리도 찾았다.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말 개관한 포항시립미술관도 방문했다. 오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덕실마을을 찾았다. 다시 보경사로 옮겨 닭백숙을 맛보고 숙박비가 저렴한 해병대의 청룡회관에서 이틀째 밤을 맞았다.

여행에 참가한 주부 무라카미 유미(村上由美)는 “포항은 한국 시골의 자연 풍경과 세련된 도시의 느낌이 공존해 있다”며 “대게와 과메기가 특히 맛있었다”고 말했다.

포항에 일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가 일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일본팀을 만들어 마케팅을 펼친 덕분이다. 지난해 이 업무를 추진했던 포항시 장정술(53) 국제협력팀장은 “해마다 후쿠오카 하카다항에서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일본 관광객이 30만명에 이른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들을 큰돈 들이지 않고 포항으로 불러들이려 애썼다”고 말했다.

사업을 선점한 덕에 관련 예산 대부분은 한국관광공사 일본지사(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가 후원했다. 포항시는 단체관광일 경우 부산서 포항으로 이동하는 버스만 지원한다는 것.

일본팀은 지난해 여행사들과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팸투어를 통해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했다. 일본 전역의 교민사회 민단도 공략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이들 앞으로 편안한 안내를 약속하는 서신을 세 차례나 보냈다. 일본 언론도 끌어들였다. 나고야CBC방송·후쿠오카TNC방송 등 유명 방송과 아사히신문·요미우리신문 등이 팸투어에 참여한 뒤 포항의 관광지와 맛 등을 소개했다. 포항이라는 도시도 많이 알려졌다. 최근에는 부산으로 입국한 뒤 대중교통을 이용해 포항을 찾는 개인 여행자도 등장했다.

지난해 포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8115명. 장 팀장은 “이들이 포항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는 대구대가 현재 분석 중”이라며 “1인당 30만원을 잡아도 24억원에 이르지만 무형의 홍보 효과도 만만찮다”고 설명했다.

포항시는 올해 일본 관광객 2만명 유치가 목표다. 공략 지역은 지난해가 후쿠오카였다면 올해는 오사카를 겨냥한다. 포항시는 올해 일본 관광객을 위해 한류 스타 참여 등 관련 행사도 기획할 예정이다. 내친김에 5명의 일본팀에 이어 올해는 시청에 중국팀도 만들었다. 중국의 공무원과 농민 간부를 새마을아카데미로 유치하고 상하이 박람회가 열려 무비자 여행이 가능해지면 순수 중국 관광객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