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한반도 안정·중 개방돼도 미군 계속 주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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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긴장이 완화돼도 현재의 미군 주둔과 군사동맹 관계는 유지해야 한다" 고 24일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의 기회와 미국의 기회' 라는 제목으로 이날자 뉴욕 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한반도에서 남북간 긴장이 줄어들고 중국의 개방이 지속되면 해외 주둔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지만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고 말했다.

클린턴은 미국이 중국시장을 개방시키기 위해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1979년 미.중 외교관계 정상화 이래 가장 중요한 발전" 이라고 평가하면서 "PNTR 통과를 경제적 기회로만 판단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 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 합의는 중국이 국제시스템 안에서 일하기를 선택했음을 의미한다며 "PNTR 실행으로 미국은 그 선택을 현실화하고 개입 정책을 통해 양국간의 차이를 해소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어 중국이 WTO 의무조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산업재조정, 법규 공개, 외국기업에 대한 평등한 기회 부여 등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국제체제와 제도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중국이 미사일 기술 이전을 제한하는 국제체제에 동참하고 국제인권규약을 비준토록 격려하고 있다" 며 "중국에 대해 대만과 평화적 관계를 개선토록 계속 요구해야 하며중국 내 인권투쟁도 계속 지원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시아 지역의 군사.안보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은 단순히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기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균형세력으로서 존재하기 때문" 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우리는 대결을 추구하는 강력한 중국을 원하지 않는다" 며 "중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간다면 21세기의 세계는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될 것" 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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